하드씽

 

  부제: 경영의 난제, 어떻게 풀 것인가?
  원제: The Hard Thing About Hard Things
  저자: 벤 호러위츠
  옮김: 안진환

  스타트업 대표를 거쳐서 지금은 경영의 구루라는 평을 듣고 있는 벤 호러위츠의 CEO 시절과 벤쳐 캐피탈 회사를 만들때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실상 캐피탈 회사는 거의 부록에 가깝고, 주로 본인이 CEO 를 맡았던 시절의 난제를 담고 있다.

  나는 넘지 못했던 문턱을 넘어섰던 사람들을 만나는 요즘, 나보다 전에 내가 넘어서지 못했던 문턱을 넘어선 사람의 성공적인 이야기가 나에게 감탄과 묘한 씁쓸함을 전해준다.

  혹자의 평은 군주론을 IT 회사에 맞춰서 요약한 것, 회사 초창기의 대표들은 말이 안된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연배가 있는 사업가들은 당연한 이야기네? 라고 끄덕거릴 만한 내용들이다.

  내 입장에서는 이런 내용을 이렇게 설명할 수 있는 능력에 감탄을 했다.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표현하기 어려운 부분을 잘 설명하고 있다.

  어려운 '자리'고 누구도 믿기 어렵다. 그리고 결단을 내리는 '자리'고 그 누구의 조언도 진심으로 나에게 맞지도 않는다. 다들 본인의 입장에서만 이야기를 한다. 전부 들어보고 판단을 해서 본인의 힘으로 결정을 내리는 '자리' 즉 CEO. 그래서 내린 결정이 맞아 들어가면 극한의 쾌감을 느낄 수 있다. 물론 실패했을때는 그 교훈을 뼈에 새기게 된다. 그만큼 어렵고도 중요한 '자리' 

  그런 '자리'에서 고민을 느끼고 있다면 일독을 권할 수는 있으나, 기술자로 창업을 한 입장에서는 책에서 다루는 고민은 어느정도 발전을 시킨 회사에서 할 만한 고민들로 이루어 졌다고 생각할 수 있다. 창업 한지 얼마 안되는 창업자는 저런 고민 같은 것도 사치다. 살기 위해서 총알이 빗발치는 전장을 뛰어다니는 입장일테니. 

한스 로슬링, 올라 로슬링, 안나 로슬링 뢴룬드 공저

이창신 역 

 

 

최근 열심히 무협 소설만 보다가 독서 모임에 나가기 위해서 간신히 읽어본 책임, TED 강사로 유명한 한스 로슬링 박사가 쓴 책입니다. 저자가 많은 이유가 한스 로슬링 박사께서 말기암 6개월 진단을 받고 집필하시다 돌아가셔서 아들과 며느리가 마무리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볼만한 책이지만 과학 계통에 있던 사람들은 어느 정도 알고 있는 내용 일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gIE4N_G0Als

 

설민석 강사가 책을 요약하는 영상도 있으니 책 읽기 싫은분에게 강추합니다. 

 

제가 이 책에서 인상 깊었던 부분은 '10장 다급함 본능' 입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다급한 상황에서는 제대로 판단을 내리기 힘들다는 내용입니다. 누구나 알고 있는 내용 아닌가? 하지만 막상 닥치면 절대로 안정적으로 생각하기 힘듭니다. 저 또한 수 많은 스타트업에서 절실하고 다급한 상황에서 (보통 회사에 자금이 모자라는 경우) 말도 안되는 황당한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 책에 나와 있는 방법을 간단히 소개할까 합니다. 

 

심호흡을 해라

 

다급한 본능이 발동하면 다른 본능도 깨어나 분석적 사고가 멈춰버린다. 일단 시간을 갖고 정보를 더 찾아보라. 지금 아니면 절대 안 되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이것 또는 저것인 경우도 거의 없다. 

 

데이터를 고집하라 

 

무언가가 다급하고 중요하다면 잘 따져봐야 한다. 관련은 있지만 부정확한 데이터, 정확하지만 관련이 없는 데이터를 조심하라. 관련이 있고 정확한 데이터만 쓸모가 있다.

 

점쟁이를 조심하라

 

미래 예측은 늘 불확실하다. 그 점을 인정하지 않는 예측을 경계하라. 최선 또는 최악의 시나리오뿐 아니라 가능한 한 모든 시나리오를 요청하라. 그 예측이 전에는 얼마나 정확했는지 물어보라.

 

극적 조치를 경계하라

 

어떤 부작용이 있을지 물어보고, 검증된 생각인지도 물어보라. 단계적이고 현실적인 개선과 그 영향력에 대한 평가는 극적이지 않지만 대개 효과가 더 크다. 

역사의 역사

저자: 유시민 

 

간만에 블로그를 그리고 몇 광년만에 서평을 쓰게 됐습니다. 유시민 작가가 글을 썼다고 하니 바로 읽었습니다. 긴 여행중 비행기 안에서 읽게 되었는데 참으로 괜찮은 책이였습니다. 나도 모르게 좁은 비행기에서 잠이 들게 할 수 있는게 강력한 수면제 말고 또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각설하고 쫌 졸리긴 하지만 책 자체는 흡입하는 매력이 있습니다. 아마도 졸았던건 제가 피곤해서 그런 것이겠지요. 

  책은 유시민 작가가 생각하는 역사를 다루는 저자와 저작물을 역사적으로 나열하고 있습니다. 헤로도토스 (그리스 말로는 에로도토스라고 몹시 에로하게 불리더군요)와 투키티데스의 책부터 제레드 다이아몬드와 하라리의 책까지를 주욱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평소에는 잘 안 다루어지는 이슬람 문화의 역사 이븐 할둔의 책들과 우리 나라 역사를 다룬 책까지도 누구나 들어도 알만 한 책들과 또한 나는 잘 모르지만 유시민 작가가 좋아하는 역사 책들까지 본인이 이야기 하는 역사의 이야기의 흐름에 잘 맞추셨습니다. 

  그래도 느껴지는건 역사책을 소개하기 위한 책 같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역사를 좋아하는 나도 잠깐 정신이 아스트랄로 빠질 정도니 저보다는 역사를 안 좋아하시는 분의 평이 궁금합니다. 


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 임명방 옮김


  인류사에서 회자 되는 유명한 책들, 바로 고전 이라고 합니다. 제 생각에 저는 나이대에 따라 고전을 읽을때마다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그런 고전중에 한가지가 바로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입니다. 


  군주론을 처음 접한 20대에서는 '마키아벨리즘'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공감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40대에 접한 '군주론'은 남 다른 의미로 다가옵니다. 심지어 빠른 시일내에 다시 재독을 해야 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마키아벨리가 어떻게 해서 이런 사고방식을 하며 군주론을 쓰게 됐는지에 대한 견해를 레오폴트 폰 랑케의 말을 인용해서 쓴 역자(임명방)의 글이 인상 깊길래 서두만 가져와 봅니다. 


  "역사가 랑케는 한 시대의 역사적 사실을 받아들임에 있어, 독자가 처하고 있는 시대의 감각에서가 아니라 그 역사 현실이 발생한 그 시대의 감각, 그 시대성.정신상황.배경을 토대로 해석하고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역사학에서뿐 만 아니라 모든 학문에 해당되는 중요한 암시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흔히 마키아벨리는 약육강식.권모술수.일인독재를 주장한 부정적인 면으로 접하기 쉬운데, 이런 위험성은 우리가 랑케의 말 그대로 마키아벨리가 생존했던 그 시대, 그 환경에 들어가 그를 봄으로써 극복할 수 있는 것이다."


  약해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던 조국의 상황이 개탄스러운 상황에서 쓰여졌던 글이라는 것입니다. 


  다시 본 '군주론'은 제가 최근 팀을 운영하면서 느꼈던 점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주고 있어서, '역시 고전이구나' 라는 감탄을 했습니다. 그 내용은 '조언'에 관한 것입니다. 쉽게 말하자면 


  '조언이란 군주(리더)가 원할 때만 신하들 한다는 것입니다. 리더(군주)가 원하지 않을 때 하는 조언은 잔소리며 그러한 잔소리는 리더의 권위를 손상시킨다. 그렇다면 조언을 구하지 않는 리더(군주)란 모시고 있을 가치가 없는 리더(군주)란 이야기이고 그런 리더와 같이 일을 도모하기 쉽지 않다'


  전 이 글을 보고 사람들이 훌륭한 리더의 자질에 대해서 이야기들은 많이 하지만 훌륭한 동료의 자질에 대해서는 잘 이야기 하지 않는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기에 그 옛날에 이런 내용을 깨달은 마키아벨리에 대한 존경심이 생겼습니다. 


  다시 읽어본 군주론은 마키아벨리에 대한 생각과 군주론 자체에 대한 이해를 달리하는 계기가 됐을 뿐 아니라 조직 문화라는게 옛날부터 내려오는 것과 아직까지 그리 많이 변하지 않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이 놀라웠습니다. 고전은 필히 읽어봐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 중에서 회사생활을 하는 분이라면 군주론은 필독을 권합니다. 




  브래드 스톤 지음, 야나 마키에이라 옮김 


  부제는 아마존의 캐치 프레이즈인 (the everythin store) 입니다. 표지는 부담스럽게 웃고 있는 제프 베조스의 정면 사진입니다. 사실 이런 류의 책을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자서전에 관한 책들은 하나같이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비범한 사람이 비범한 생각을 해서 비범한 성공을 했다.' 


  제 생각은 사실 조금 다릅니다. '비범한 성공'을 했기 때문에 이런 책이 팔린다는 것이죠. 위키드(Wicked) 뮤지컬에서 유명한 넘버인 파퓰러(Popular) 노래 가사중에 '셀러브레이트 나 각국의 지도자들이 진짜 아는게 많고 영리한 거라고 생각하느냐? 웃기는 소리 단지 그들은 유명하기 때문이다' 라는 가사가 주는 여운을 좋아하기 때문인지 이런 분야에 대해서는 좀 시니컬 해지기 마련입니다. 


  책을 읽다보면 제프 베조스 스타일의 경영법은 많이 익숙한 방법일 것입니다. 어디선가 많이 봤죠! 바로 한국에서 입니다. 한국의 이사라는 직함을 달고 계신분들의 사고와 완전히 일치한다고 봅니다. 일정을 줄이고, 시끄럽고 내말이 맞고, 감정적으로 움직이고, 아끼지 말아야 할 부분에서 아끼고, 그런데 성공했잖아요? 그러니까 유명한게 된게 아닌가 하는겁니다. 보면서 느낀 생각은 우리나라 이사 (특히 영업 이사 스타일)들이 실리콘 밸리에 진출해서 과감하게 움직인다면 성공 가능성이 높은게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처음 추천하신 분은 각각의 모든 이슈에 부딛혔을 때 제프가 어떻게 그 일을 해결했느냐에 대한 내용이 잘 쓰여져 있다고 했는데, 그런 내용보다 제프의 기행에 촛점이 맞춰진듯한 흐름이 보여집니다. 이런 악평에도 불구하고 제프의 장점은 있습니다. 


  - 결정된 것에 대한 과감한 진행

  - 각각의 상황에 맞게 알맞은 목표 수정 

  - 집중할 것에 대해서는 다른 모든 것을 제쳐두고 하는 집중도 


  정도가 눈에 띄는 군요. 보통 책이 아무리 두꺼워도 한 달을 넘긴적이 거의 없는데, 이 책은 완독하는데 무료 6개월이 걸렸습니다. 그 만큼 제 취향과는 동 떨어졌습니다. 추천하신 분과의 인연이 아니였으면 중간에 내던지고 싶은 적이 한 두번이 아니였습니다. 그래도 이제 끝을 냈기에 서평이라도 남깁니다. 




왕이 되서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면 목숨이 위태롭고, 정략결혼을 해야 하며, 왕국의 통치권을 손에 쥐는 순간 자금을 어디서 끌어올지 걱정해야 한다. 왕이라면 군림하는 자리라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자질구레한 대소사를 전부 처리 해야 하는 귀찮은 자리다. 


멋있는 모습을 보이면 곧 죽겠구나.. 라고 걱정을 해야하며, 주인공으로 보이면 상상도 못한 고난이 기다리고 있다. 


기존 판타지 장르의 편견을 버리게 만들어준 소설인데, 처음에 궁금해서 볼 때와 현실적인 중세의 모습을 묘사했구나 라는 생각을 가지고 다시 볼 때의 맛이 참으로 다르다. 


드라마의 원초적인 장면에 많은 관심이 가겠지만 드라마와 소설은 내용도 다르고 재미를 주는 부분이 확연히 다르다. 


어떠한 주인공스러운 캐릭터에 절대 몰입을 해서는 안되는 너무나 나이드신 분이 인생을 회고하는 듯한 분위기를 느끼게 해주는 소설이다. 


'그 때 착한척 하던 놈들 다 망했지', '그렇게 사랑 타령하더니 말로 봐라 그게 뭐냐' 등등의 감성을 느끼게 해준다. 

  

인기 있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드라마도 재밌지만 소설도 재미 있으니까 필독을 권한다. 





저자: 요네자와 호노부

전 이 작품을 애니메이션으로 먼저 접했습니다. '빙과' 라고 알려져 있는 수작입니다. 작화, 스토리 흐름, 캐릭터 등이 맘에 들어서 보기 시작하고 정신없이 빠져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도서관에 갔다가 갑자기 미스테리물이 땡겨서 미스테리 코너에 갔더니 고전부 시리즈가 다 있더군요. 고전부 시리즈의 첫 권, 요네자와 호노부의 데뷔작이자 애니메이션의 제목이 바로 '빙과' 라는 것을 알았기에 연속해서 5권을 다 빌려서 단숨에 다 읽었습니다.

라이트노벨의 형식을 취한 추리소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추리라고 하면 피가 튀어야 한다는 선입감을 깨고 피 튀기는 장면이 없는 소소한 학교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에 대한 추리물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게 뭐가 재밌나?' 라고 할지 모르지만 재밌습니다. 특히나 주인공인 오레키 호타로는 애니메이션에서 매력을 발산해서 남자들이나 여자들이나 좋아하는 캐릭터 1위를 한적도 있다고 하더군요 (인기 만발!!)

책부터 보기를 권하지만 그럴 여력이 없다고 하면 애니메이션을 강력 추천합니다. 다만 애니메이션은 추리하는 부분이 아무래도 책에 비해서는 떨어집니다. 화면 재생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일본의 다른 추리작가들에 비해서는 추리의 개연성도 좋고 문장의 흡입력도 좋습니다.

고전부 시리즈라고 책이 꼽혀있지만 읽는 순서를 모르기 때문에 고생했는데 책의 순서는

  1. 빙과 (氷菓)
  2. 바보의 엔드 크레디트 (愚者のエンドロール)
  3. 쿠드라프카의 차례 (クドリャフカの順番)
  4. 멀리 돌아가는 히나 (遠まわりする雛)
  5. 두 사람의 거리 추정 (ふたりの距離の概算)


이 순서입니다. 게다가 표지가 하드커버에 전혀!! 라이트노벨 스러운 표지를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착각하기 쉽지만 분류상 라이트노벨에 들어간다고 합니다.(심지어 삽화도 한장 없음) 표지가 라이트 노벨 스럽지 않기 때문에 도서관에 비치되어 있는것 같습니다. (아싸 조쿠나!) 애니메이션은 1-4 권까지의 내용이 만들어 졌습니다.

5권의 내용은 고전부에 신입이 들어오면서 발생하는 오해때문에 드디어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오레키 호타로'가 자발적으로 추리를 시작하는 내용이 들어있습니다.

6권은 내년에나 나온다고 하더군요.



저자: 마이클 크라이튼 

역자: 이원경

마이클 크라이튼이 암으로 사망하고 그의 컴퓨터 하드에서 발견된 완성된 원고였다고 합니다. '해적의 시대를 배경으로 한 과학물이겠지?' 라는 반응으로 책을 피고 읽다보면 언제 나올까? 하다 결국 안나와서 허망해집니다.

그냥 순수하게 '대항해 시대'를 다룬 작품입니다. 자메이카와 그 근방, 일명 캐리비안 베이에서 벌어지는 그 시대에 있을법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깨알같이 '크라켄'도 나와줍니다.

영화를 의식하고 만들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고, 오버해서 말하자면 '캐리비안의 해적'에 모티브를 받은건 아닐까 라고 생각될 정도였습니다. 재미는 있습니다. 그 시대를 잘 묘사해내는 능력 또한 발군입니다. '역시 마이클 크라이튼 이구나' 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그런데 그게 전부라는 것입니다. 뭔가 빠져들게 하고 감탄하게 하는 그런 맛은 떨어집니다. 이래서 출간을 안했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하지만 이제 그의 작품을 볼 수 없기에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보면 볼만합니다. (고른 이유도 그 이유였습니다)


이 분야에서 일하면서 후배들이 저에게 가장 많이 질문하는 내용은 '뭘 하긴 해야 하는데 뭘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대체 뭐를 해야 하는건가요?' , '개발자의 끝이 치킨집 사장인가요?' 등등입니다. 대학에 다니면서 곧 사회에 나갈 준비를 해야 하는데 무엇을 공부하면 좋을 것인지, 어떻게 실무에 적응해야 하는지, 어떤 각오로 개발자로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들을 많이합니다. 물론 저는 이 블로그를 통해서 어느정도 대답을 해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부족하지만요). 비단 개발자로서 살아가는 길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궁금할 때가 있습니다. 성공하신 분들의 이야기는 한결 같습니다. '노력하라, 열심히 하라' 이런말 듣고 따라한다고 해서 똑같은 삶을 살 수도 없는데 말입니다. 그런 면에서 조금은 다른 굳이 표현을 하자면 성공을 했다고 하기는 그러한 완전 커다란 멘토라고 볼 수는 없지만 충분히 알차게 삶을 살아가시는 분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 있습니다.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고 조그만 자극이라도 받기를 원하는 분에게 추천합니다.



그리고 부끄럽지만, 저도 저자로 참여했습니다. 책에서 사업가는 2명, 그중에서 개발자는 한명밖에 없기 때문에 단번에 누군지 아실꺼라 생각합니다. ㅎㅎ 



저자: 피터 틸 & 블레이크 매스터스

옮김: 이지연

피터 틸! 페이 팔을 상장시켜 떼돈을 벌었으며 첫 외부투자가 페이스북 인것으로 유명한, 그 뒤로도 투자하는 것마다 승승장구를 한 유명한 사업가 입니다. 그 사람이 쓴 이 책이 요즘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다기에 읽었습니다. 그리고 간만에 이렇게 서평을 남기게 됐습니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 라는 것이 책에 대한 제 감상입니다. 너무 대단한 책이라고 주변에서 칭송이 자자해서 차마 별로라고 말을 못하는 .. (아버지를 아버지라 하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하지 못하는.. 쿨럭) 간단하게 악평을 하자면 책이 일관된 주제를 다루는 것 같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제로 투 원에 관한 설명을 하는 거 같더니 나중에는 뜬금없이 '그린 에너지 사업'을 비판합니다. 왜 이리 두서가 없을까? 하고 생각하니 이게 강의 모음집이라는 게 생각났습니다. 여러 주제로 강의를 한 내용을 하나의 책으로 우겨 넣다 보니 그중에서 제일 쓸만하고 이펙트가 있었던 '제로투원'을 제목으로 택한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이럴꺼면 차라리 '피터 틸의 강의 모음집' 이라고 글을 쓰던가!. 아니면 폴 그레이엄의 '해커와 화가' 처럼 아예 에세이 집을 표방을 하는게 어땠을까 합니다.

게다가 원래부터 성공한 사람이 이야기 하면 그게 정설이 되는 세상인 만큼. 자기가 성공한 스토리를 풀어나가고 있는데, 과연 그러한 방식이 우리나라에서도 통용될 지가 의문이더군요. 왜 그런 말이 있지 않습니까. '우리나라에 엔젤 투자는 없고 데빌 투자자들만 존재한다'. 뭔가 새롭게 시도하는 것에 대해서 투자자의 동의도 이끌어내기 어렵고 계속해서 희망고문만 일삼는 투자방식하에 새로운 사업이 시도할 수가 있을지 의문입니다. 게다가 어떤한 인력 네트워크도 존재하지 않는 대학생들이거나 갓 졸업한 학생들이 이러한 방식을 시도한다고 누가 어여삐 봐주거나 투자를 해줄까요?

하지만 이렇게 불평한다고 해도 '피터 틸은 성공했고, 너는 성공 안했으니 단지 너는 악평만 하고 있는 것이다' 라는 말에 할 말이 없기 때문에 이만 서평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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