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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엘료는 이번 신작 소설을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단편소설 「자히르」에서 영감을 받아 구상했다. 원제인 ‘O Zahir(The Zahir)’는 원래 아랍어로, 어떤 대상에 대한 집념, 집착, 탐닉, 미치도록 빠져드는 상태, 열정 등을 가리킨다. 이것은 부정적으로는 광기 어린 편집증일 수도 있고, 긍정적으로는 어떤 목표를 향해 끝까지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에너지원일 수도 있다. 그것은 난폭한 신과 자비로운 신의 두 얼굴처럼 양면적인 힘이다. 아랍어에서 ‘자히르’는 신의 아흔아홉 가지 이름 중 하나일 정도로 신성한 것이다. 코엘료는 바로 이 ‘자히르’를 이번 신작의 중심 주제로 내세운다.
사로잡힌다는 것. 그것은 매혹이자 열정이며 우리의 삶을 추동해가는 근본적인 에너지이다. 무언가에 사로잡혔을 때, 배경으로만 존재하던 일상의 무수한 사물들과 사건들은 전혀 새롭고 낯선 풍경이 되어 시야에 잡혀든다. 사로잡힘으로써 감각은 보다 예민해지고, 영혼은 더욱 섬세해지며, 잠재되어 있던 본능이 발현한다. 그리하여 이전에 보지 못한 것들을 보게 되고 듣지 못한 것들을 듣게 되며, 느끼지 못한 것들을 느끼게 된다. 세계가 숨겨두었던 신비를 벗고, 작은 먼지 같던 존재가 빛 속으로 또렷하게 부상하는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무언가에 사로잡힘으로써 우리는 또한 사로잡힌 대상을 제외한 나머지 것들에 대해 무감각해지고, 이야기는 왜곡되고, 세계는 우리 앞에서 변형된다. 사로잡힌 대상만으로 세계가 가득 차고, 그것은 절대적이며 유일한 존재가 된다. 마치 신처럼…… 우리를 지배한다.

('' 이상 영풍문고 책 소개에 나온 말이다.  

연금술사가 나 자신의 꿈에 대한 여정이였다면, 오자히르는 그녀에게 향하는 여정이다. 하지만 연금술사와 다르게 집요하다. 대상이 자히르 이기 때문이다.
책을 다 읽고 나서 보면  “온전함에 이르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움직임 속에 있어야 하오. 그러면 매일매일이 달라지니까" 란 뜻에 관한 장편의 글인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정체 되어 있던 사이가 변화와 어떤 대상에 대한 여정을 통해서 온전함에 이르는 길을 표현하고 있다.

글 자체에 나오는 코엘료 자신의 자전적인 부분이 생각외로 눈에 띈다. 글 속의 주인공이 글을 썼다는 순서가 자신이 쓴 '순례기' , '연금술사', '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울었네', '11분' 의 모티프가 되는 글들이 나온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책이 코엘료 자신의 이야기인지 많이 궁금해 했었고, 그를 통해서 인터뷰한 내용은 “전 모든 책이 자전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단지 자기 고유의 경험을 조금씩 변형시키는 것뿐이기 때문이죠.” (「뒷북」의 인터뷰 기사 참조.) 라는 식으로 언급을 해 , 코엘료의 삶과 무관하지 않다고 볼 수있다.

대체적으로 재밌는 책이긴 했지만, 이상하게 집중이 안 되는 경향성이 있었다. 결론이 조금 기대와 달라서 그럴 수도 있지만, 후반부쪽에 가서 내가 읽기가 싫어서 아주 천천히 읽어가다가 집에 도입한 향초의 도움으로 마무리를 짓게됐다. - 향초 켜두고 독서하면 집중력이 좋아지는거 같다. -

자히르에서 맘에 든 구절이 있어서 메모해뒀다. 큰 뜻을 세우고 나면 이르는 길은 보인다고 한다. 여행에서도 그럴진대, 인생에서도 그러지 말란 법은 없지 않는가..

이런 여행을 떠나면 처음엔 결코 목적지에 도달할 수 없을것만 같습니다. 확신이 사라지고, 세상에서 버림받은 것만 같죠. 포기해버릴까 밤낮으로 고민합니다. 하지만 일 주일만 버티면 결국은 목적지에 다다르게 됩니다.

- 오자히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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