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때로 나이에 따라서 또는 위치에 따라서 보던 글이 다르게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대표적인게 '어린 왕자' 라고 알고 있습니다. 저는 군주론 또한 그러한 작품이라고 봅니다. 젊은 날 읽었던 군주론은 '뭐 이런 꼰대가 하는 말 따위가 이리 오랜 시간 동안 회자되나?' , '마키아벨리즘 이라니 얼마나 잔혹한가? 리더는 사랑으로 사람들을 포용하고 가야 하는게 아닌가?' 라고 생각 했었지만, 나이가 드니 제가 알던 사실이 사실이 아니였다고 느껴지게 되더군요. 


최근 회사에서 겪은 일때문에 군주론에서 스쳐가듯 지나갔던 귀절이 다시 떠 오르더군요. 지금 손에 책이 없어서 정확한 글귀를 퍼 올 수는 없지만, 뜻은 전달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조언을 무시하는 리더는 지속 가능할 수가 없다'. (원문은 군주였지만 .. )


이 말은 부하직원들의 조언을 무시하고 일을 진행하면 안된다는 진짜 일반적인 말을 하고 있습니다. 젊을 때는 이 말이 기억에 오래 남더니 , 직장 생활을 오래하니까 그 다음 글귀가 눈에 들어옵니다. 


'조언이라 하면 군주가 원할 때 하는 것이 조언이고, 군주가 원하지 않을 때 하는 조언은 군주의 기분을 상하게 하고 다른 부하들 앞에서 군주의 체면을 깎는 행위다' 


라는 것입니다. 즉 


'군주가 말할 타이밍에 하는 것이 조언이고, 군주가 원하지 않을 때 하는 것이 잔소리 라는 것입니다.' 


부하직원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언제나 군주에게 말하는 것이 그리 좋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군주가 조언을 구하지 않으면? 그런 군주랑은 일을 할 수 없으니 다른 군주를 찾아 떠나라 라고 하는 것입니다. 




잘난척에는 크게 두가지가 있다고 봅니다.

자랑과 잔소리지요.

두 경우의 결적정인 차이는 대상이 존재하느냐 아니냐에 따라 다릅니다. 자랑은 자랑을 하는 주체가
한 행동에 대해서 남들에게 동의를 구하는 행위라고 단정지을 수 있고 잔소리는 잔소리를 하는
주체가 잔소리를 듣는 대상에게 핀잔과 더불어 어떤 행동을 유발시키게 하는 간접 명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자는 잘만 쓰면 귀여워 보이나 (이것도 남발하면 정말 꼴불견이긴 합니다) 후자는 정말
최악이지요. 특히나 연배가 높거나 인생에서 경륜이 앞서는 사람이 한다고 해도 견디기
힘든데, 자기와 비슷하다고 느끼거나 또는 자기보다 떨어진다고 생각되는 사람이 잔소리를 하면
분노와 같은 것이 치밀어 오르는게 사람이라고나 할까요? 속된말로 '부모님한테도 잔소리 한번
안 듣고 살았는데 니가 감히!!' 이런 느낌이라고 할 수 있지요.

한때 '환상의 커플' 에 한예슬 이 맡았던 '나상실' 이라는 캐릭터가 하던 이야기가
있습니다. '자랑은 할 수 있을 때 하는 것'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자랑'은 자기 마케팅의
일종입니다. 무엇인가 자신을 내세울 것이 있으면 살포시 자랑해 주는 것이 앞으로
사회생활이나 그 자신을 대표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여기서 발전해 자기 자신에 대한 자랑이
남에 대한 우월이나 듣는 사람에 대한 우월성 표시로 가게 되면 '잔소리'로 진화하는 중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겸양' 이라는 것이 이런 곳에서 나오는 것이겠지만 겸양도 진화해서 '자기
비하'로 발전하면 그것 또한 보는 사람을 부담스럽게 합니다.그래서 적절하게 자랑할 것이
있으면 자랑을 하되 잔소리까지 안넘어 간다면 그것이 베스트 라는 것입니다.

주변 사람들을 보면 별것 아닌 것으로 기분이 상하게 '잔소리'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자기
딴에는 '충고'를 한다고 하는 것이겠지만 , 충고 받기를 원하지 않는데 '충고'를 한다면 그것이
'잔소리' 입니다. 누가 원했다고 '감히' 충고를 한단 말입니까? 더구나 어떠한 부류에게는 전혀
충고를 받고 싶지 않는 부류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성한테 매너가 그지 같은 친구에게
'상대방에 대한 호감을 얻는 법' 같은건 절대 듣고 싶지 않겠죠?  또는 방을 무지 지저분하게
관리하는 후배에게 '형 좀 집좀 치우고 사세요' 라던가. 그 원하지 않는 충고를 하는 대상이
그닥 그런 말을 할 처지가 아니라고 생각되는 경우에는 더 그렇지요.  거기다 대고 '내 방
걱정보다는 니 몸부터 씻고 다니는게 어떻겠니?' 라고 다정하게 되받아 치면 인신공격을
시작했다고 난리가 날 것입니다. 자기딴에는 좀 신경을 써서 이야기 했건만 갑자기
삐진것이냐?  사람이 왜 그리 마음 씀씀이가 좁냐? 부터, 반응을 한 사람을 속좁은 사람으로
만들기 바쁩니다.  자기 자신이 남에게 상처를 준 것은 생각도 안하고!!! 자기는 그냥 충고를
했다는 것입니다. 어딜 봐서 충고입니까? 내가 충고를 원했답니까?

잔소리를 하는 행위 자체가 자신은 그러하지 않다는 우월감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듣는 사람의
심적인 상태는 잔소리 하는 사람이 그런 자격이 있다고 생각되면 모를까 (있어도 기분이 나쁘긴
합니다만..) 없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심적인 반발감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내색하지 않는
것은 '자신이 속좁은 사람으로 비춰질까봐 또는 그사람과의 인간관계상 화를 낼 수가 없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하지만 사람은 그러한 사항을 마음속에 담아둡니다. AAA (속칭 트리플
에이형) 형만 그렇다고요? 글쎄요 ㅎㅎ. 사람의 선입견은 오래 갑니다. 첫인상이 평생을
좌우한다는 이야기 못 들어보셨나요? 사람의 선입관은 사라지지 않는 것중에 한가지
입니다. 좀 더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하고 싶으시면

"절대 상대방이 요구하거나 문의하지 않는 충고를 하지 마세요"

애국가는 아무리 좋아도 4절까지 부르기가 힘들다는 것을 상기하시면 제 말이 잘 이해 되실
것입니다. 애국가는 1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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