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대신 신혼여행을 거하게 다녀오자' 라고 결심하고 결혼식 생략하고 그 돈으로 해외여행을 결심했다. 나이들어 하는 결혼식이라 양가의 섭섭한 눈치는 있었지만, 뭐 결혼 당사자들이 결혼 하는 것만으로도 반기는 눈치라 어쨌건 양가의 축하속에서 출발했다.

정신 없고 난생 처음으로 멀리 떠나는 데다가 여행 초보라 엄청나게 큰 가방을 들고 익숙하지 않은 비행기에 탑승하니 가슴이 두근거리는게 비행에 대한 공포 때문인지, 여행에 대한 기대감인지 모르겠더군. 게다가 아내가 기내식을 먹고 갑자기 위통을 호소하는 바람에 스튜어디스들까지 당황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졸린데다 비행기는 익숙하지 않고 아내는 아프고 말도 잘 안통하는 사람들 주위에 있어서 정말 멍하게 시간을 보내며 어찌 시간이 흘러갔는지도 모르게 시간이 흘렀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에 그제서야 눈이 갔다. 살면서 자주 볼 수 없는 광경임에는 분명했다. 게다가 어설프게 나마 지구가 둥글어 보이지 않는가? 사람들은 곤히 잠에 골아 떨어지고 몸이 아팠던 아내도 좀 괜찮아 져서 잠을 청하고 있는 시점에 비행이 익숙하지 않은 나는 뜬 눈으로 창밖을 바라보며 긴 여행의 불안함을 느끼고 있었다.

'이걸 앞으로 3개월을 해야 한단 말이지..'



그래도 동이 터 오는 광경은 너무 신비롭고 아름다웠다. 여행을 떠나지 않았으면 절대로 못 볼 광경. 동이 터 오는 광경을 보고 있자니, 그제야 여행을 시작했다는 실감이 들며, 마음을 지배했던 불안감이 가시며 두근거림이 기대감으로 인한 것으로 살짝 바꼈다.

그래도 비행기가 이륙할 때와 착륙할때의 기분은 진짜 익숙해 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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