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의 작품에서는 보편적인 인간을 다룬다고 합니다. 즉 어느정도 가상의 인물이기는 하지만 그 사람이
역사적으로 또는 무협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 그 성격과 그 사람을 현실에 가져다 놔도 그리 무리가
없다고 하는 것이지요. (악마적인 살인마는 빼도록 하지요 - 뺄려고 했더니 악마적인 살인마도 분명히
현실에는 존재하는군요)

실제로 '소오강호'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그 시대 중국 정치상황을 풍자했다고 합니다. 배경과 상관이 없더라도
이러한 인간들의 모습이 어색하지 않게 다가오는 것은 역시나 보편적인 인간성을 이야기 하기 때문이라고 봐도
되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협객행은 재밌는 소설입니다. 여느 김용의 작품과는 달리 역사적인 배경 같은건 등장하지
않습니다. 또한 내용도 조금 짧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보편적인 인간들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저는 봤습니다.

굳이 나눠서 이야기 하자면

첫째. 자식 교육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오냐 오냐 키운 자식이 얼마만큼 망가지는 것인지가 잘 나와
있습니다. 자식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사랑' 이라고 말들 하지만 저는 사랑보다 중요한 것은 '한계'가 어떤
것인지 알게 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디까지가 가능하고 어디까지가 불가능한 것인지 확실하게 자식이
알지 않으면 사회 생활 하기가 힘들지요. 그런 면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둘째. 정확하지 않은 사람들의 인식이 얼마만큼 무서운지가 잘 나타나 있습니다. '눈먼 자들의 도시' 에서도
눈 보이는 사람이 '정상'이 아니듯이, 자기 혼자 진실을 알고 그 진실을 말 한다고 해도, 대부분의 주변을 둘러싼
사람들이 오해를 하면 그 사람의 진실은 진실이 아니게 되는 것이지요. 이러한 사실에 대한 우화가 너무
절묘하게 나타납니다.


이러한 보편적인 인간에 관한 이야기는 굳이 무협 소설 안이 아니라도 요즘에도 통하는 내용이지요. 그래서
시간이 지나서 과학은 눈부시게 발전을 해도 보편적인 사람에 관한 철학이나 종교는 수천년 부터 지금까지
별로 변한게 없더라도 사람들에게 잘 먹히나 봅니다.

수수께끼와 같은 내용 전개, 결말 부분의 모호성 등 여러가지가 김용 소설 답지가 않지만, 어떻게 보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김용 소설 같다는 것이 제 평입니다.

뿐만 아니라 이 작품에는 김용 소설에서 나오는 무공 극강인중에 한명으로 꼽히는 '석파천'이 등장합니다. 그게 궁금해서도 재밌게 봤습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