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낳아줘서 고맙습니다."

짧게 말하고 뒤돌아 서서 , 말없이 돌아왔다. 그의 32번째 생일날, 그가 멋없이 부모님한테 한 말이였다.

갑자기 어제 본가에서 그를 찾았다. 이유도 모르고 본가에 가서야 그 이유를 알았다. 그의 32번째 생일이였던 것이다. 평소 음력이라 자기 자신도 모르는 생일, 부모님만 기억해서 알려주곤 했었다.  '왜 이러고 사는지.. 원'

아침에 일어나서 앉아 있다보니 , 각종 인터넷 쇼핑몰이니, 카센타니 지겹게 생일 축하한다고 메시지를 보내온다. 그렇구나.. 그때서야 그는 생일임을 실감한다. 어떤 영화에서 였나, 사람들은 하나도 몰라주는데, 백화점이나 이런 곳에서만 생일을 알아주던데.. 라며 조금 섭섭해 하던 그한테 , 드디어 아는 후배가 생일 축하한다고 메시지를 보내온다. 반가운 마음에 메시지를 보며, 그는 그래서 그 후배를 귀여워 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귀여워 하기에는 넘 나이가 들어버렸지만 서도...

그의 주변엔 최근 복잡한 일이 생겨서 머리 쓸 일이 많다. 하지만 이내 포기해버린다. 생각해봐야 답이 없기 때문에, 하지만 이럴때 아니면 언제나 연애 같은걸 고민하나 하며, 조금 생각해볼까 하지만 결국은 포기한다. 그는 행동적 인간이였지, 사고적 인간이 아닌 관계로...

책이나 볼까 하고 뒤적거리지만, 책을 집에 두고 왔다는 사실에 , 참 정신없이 사는구나 라며 습관적으로 게임에 들어간다. 가상세계에서는 사람들이 친절하다. 생일축하에 여념이 없다. 왠지 기분이 조금 좋아진다.

그의 어머니는 여전히 그가 나가서 혼자 살고 있는걸 못마땅해 하신다. 말씀은 그렇게 하셔도 바리 바리 음식을 싸시는 손은 무지 바쁘다.

어머니가 싸준 음식을 손에 들고 집을 나서는 그는 하고 싶은 말이 갑자기 떠오른다. 생일날 기쁠 수 있는것도, 생일날 고민할 수 있는것도, 전부 부모님이 낳아주셔서 그런게 아닌가.
그래서 용기를 내서 , 평소 하고 싶었으나 하지 못했던 말, 그의 생일에 가장 어울리는 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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