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연



웹툰에서 시작했다던데, 읽는 내내 잔잔하니 좋았습니다. 도자기에 대해서 자기만의 감성을 이용해서 외우게 해준다고나 할까? ㅎㅎ 보는 내내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그림을 그린 이의 순수한 마음이랄까? 그런것이 느껴지더군요.


덕분에 저도 이런거 하나 알게 됐군요. 청자 상감 운학문 매병 이랍니다 ㅋㅋㅋ (청자 이고 상감을 한데다가 문양이 학과 구름이고 병의 형태가 매병 이라서) 청자 상감 운학문 매병!!


김용의 작품에서는 보편적인 인간을 다룬다고 합니다. 즉 어느정도 가상의 인물이기는 하지만 그 사람이
역사적으로 또는 무협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 그 성격과 그 사람을 현실에 가져다 놔도 그리 무리가
없다고 하는 것이지요. (악마적인 살인마는 빼도록 하지요 - 뺄려고 했더니 악마적인 살인마도 분명히
현실에는 존재하는군요)

실제로 '소오강호'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그 시대 중국 정치상황을 풍자했다고 합니다. 배경과 상관이 없더라도
이러한 인간들의 모습이 어색하지 않게 다가오는 것은 역시나 보편적인 인간성을 이야기 하기 때문이라고 봐도
되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협객행은 재밌는 소설입니다. 여느 김용의 작품과는 달리 역사적인 배경 같은건 등장하지
않습니다. 또한 내용도 조금 짧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보편적인 인간들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저는 봤습니다.

굳이 나눠서 이야기 하자면

첫째. 자식 교육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오냐 오냐 키운 자식이 얼마만큼 망가지는 것인지가 잘 나와
있습니다. 자식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사랑' 이라고 말들 하지만 저는 사랑보다 중요한 것은 '한계'가 어떤
것인지 알게 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디까지가 가능하고 어디까지가 불가능한 것인지 확실하게 자식이
알지 않으면 사회 생활 하기가 힘들지요. 그런 면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둘째. 정확하지 않은 사람들의 인식이 얼마만큼 무서운지가 잘 나타나 있습니다. '눈먼 자들의 도시' 에서도
눈 보이는 사람이 '정상'이 아니듯이, 자기 혼자 진실을 알고 그 진실을 말 한다고 해도, 대부분의 주변을 둘러싼
사람들이 오해를 하면 그 사람의 진실은 진실이 아니게 되는 것이지요. 이러한 사실에 대한 우화가 너무
절묘하게 나타납니다.


이러한 보편적인 인간에 관한 이야기는 굳이 무협 소설 안이 아니라도 요즘에도 통하는 내용이지요. 그래서
시간이 지나서 과학은 눈부시게 발전을 해도 보편적인 사람에 관한 철학이나 종교는 수천년 부터 지금까지
별로 변한게 없더라도 사람들에게 잘 먹히나 봅니다.

수수께끼와 같은 내용 전개, 결말 부분의 모호성 등 여러가지가 김용 소설 답지가 않지만, 어떻게 보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김용 소설 같다는 것이 제 평입니다.

뿐만 아니라 이 작품에는 김용 소설에서 나오는 무공 극강인중에 한명으로 꼽히는 '석파천'이 등장합니다. 그게 궁금해서도 재밌게 봤습니다.

파워포인트

저자: 김용석

저번 '프리젠테이션 젠'은 '발표' 에 집중하는 정말 원래 목적에 충실하는 쪽에 관한 이야기 였다면 ,
'파워포인트 블루스'는 프리젠테이션 젠에서 하지 말라고 하는 행위인 '파워포인트로 보고서 쓰기'를 잘 하는
법에 대해서 소개하고 있습니다.

저번 책과 이번 책이 소개하는 것이 사뭇 다릅니다. 눈을 감고 두책중에 굳이 손을 들어주라고 하라면 저는
'프리젠테이션 젠'의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하지만 '파워포인트 블루스' 의 서문에 밝혀졌듯이 저자또한
'프리젠테이션 젠'의 사상이 옳다는 것은 인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양권의 기업 환경이 그것을 뒷받쳐 주지
않으니 어쩌냐는 식으로 저술합니다. 저 역시 기업활동을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파워포인트로 보고서 형식으로
만들어야 하는 경우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습니다.

기업환경이 얼마만큼 빨리 변할 것인지 예측은 할 수 없지만 이 글을 읽고 있는 분들은 아마 직장 상사분들이
파워포인트로 된 보고서 형태를 받아보길 원하는 분들이 대다수 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선택지는 한가지
입니다. 프리젠테이션 젠은 읽고 가슴속에 묻어두고 이 책을 꺼내들고 보고서를 만드십시오. 이 책은 그러한
형태의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만드는 데는 탁월한 지침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가르 레이놀즈 지음
정순욱 옮김

zen

명상에 잠긴듯 한 분위기..


프리젠테이션에 불교의 '선종' 기법을 가미해 본다는 뜻으로 책이 나왔습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프리젠테이션 방법과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합니다. 그 근간에는 '단순함' 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명쾌함이 따라옵니다.
단순하고 명쾌한 것이 세련되기도 하다는 것이지요.

풍경


책에서 다루는 내용은 프리젠테이션을 만들기 위한 준비, 작업, 디자인, 발표까지 다루고 있지만, 저는 그 근간에 흐르고 있는 '단순함'에 주목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천편일률적인 프리젠테이션 문화에 새로운 '선종'의 기법을 도입해서 단순하지만 세련된 프리젠테이션을 해보는 방법으로 새로운 접근법 아주 좋은 책이였습니다.




김정남 / 김정현 지음

첫 소감은 빌 로퍼 자서전을 한국인이 쓴 셈이더군요. ^^;

재미난 건 세간에 알려진 것과는 다르게 빌로퍼가 비벤디 본사에게 처우 개선하지 않으면 사퇴하겠다고 강수를
썼는데 그만두라고 했다는 거 그래서 블리자드 노스팀이 플래그쉽이라는 회사를 차려 헬게이트:런던을 만들고
시원하게 실패했다는 거네요. 책에서는 헬게이트:런던의 실패 소식은 실리지 않았더군요.

세상일은 모르는 것이군요. 워크래프트1, 워크래프트2, 디아블로1, 디아블로2, 스타크래프트를 성공으로
이끌었던 빌로퍼가 실패하게 된 것은 성공을 달리던 사람의 일시적인 좌절일까요? 아니면 빌 로퍼의
위기일까요? 이 것이 가장 궁금하긴 하더군요.

그래도 확실한 교훈은 게임은 결국 기술이 판가름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더군요. 재미있게 만들려고 하는
노력과 그 결과가 중요한 것이지요.


부제: 잭 트라우트의 22가지 차별화 전략

잭 트라우트. 스티브 리브킨 지음
이정은 옮김

"가령 하버드 대학의 마이클 포터 교수는 기업의 독특한 전략적 지위가 필요하다는 것을 역설한다. 그러나 그
방법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이 없다. 다만 전략적 지위를 굳건히 하고 변화를 최소화함으로써 일관성 있게
자신의 지위를 지켜나가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게다가 강의료를 낸 다른 경쟁자들에게도 똑같은 말을
해준다. 이런 곳에서는 차별화를 찾을 수 없다." -- 책 서문중에서

 몇십년간 남들하고 차별화된 주장을 쉼 없이 펼쳐온 트라우트의 책입니다. 지나가다 제목을 보고 혹시
트라우트가 쓴 책 아닐까? 하고 뽑아봤더니 역시나.. 해서 사버렸습니다. 더 잘 만드는 것은 의미가 없고
검증도 힘들다. 그래서 '튀지 말고 차별화'를 주장합니다.

트라우트는 항상 간단하고 명료할 뿐 아니라 명쾌한 메시지로 자신의 주장을 말합니다. "모든 것은 명쾌해야
한다고" 이 책도 그러한 주장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기업은 차별화가 최우선 이다" 라고.

물론 '마케팅으로 모든 것을 풀어나가려 하는 것이 잘못됐다. 기업은 운영도 중요하다' 라고 잭 트라우트를
비평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기업활동의 중심에는 마케팅과 그에 따른 전략 수립이
있다." 라는 트라우트의 주장도 타당성이 있습니다.

실제로 부제에 쓰여져 있는 22가지의 차별화 전략이란 건 새빨간 거짓말 입니다. 목차의 챕터가 22 챕터일
뿐입니다 =ㅅ= . 뭐 저야 저런 낚시글이 없어도 샀을 테지만 촌티나는 파란색 커버로 꾸며서 그랬는지 부제를
이상하게 지었더군요.

이번책에서는 세계적인 차별화에 관한 언급과 차별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관해서
지금까지의 책과는 달리 처음으로 등장합니다. 그 부분을 조금 정리하겠습니다.

세계 제패를 위한 다섯 가지 규칙

첫째. 지금의 아이디어가 안 좋을 수 있다.

둘째. 국경을 넘을 때 제품의 속성이 바뀔 수 있다.

세째. 1위 브랜드라는 사실이 아무런 소용이 없을 수도 있다.

네째. 제품의 전통이 무시될 수 있다.

다섯째. 전문성이 훼손될 수 있다.

혹시나 글로벌 화를 꿈꾸고 계신다면 참조할 만 한 사실 일것 같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영자들은
트라우트의 의견을 무시합니다 ㅎㅎ )

자 그러면 한번 차별화를 이루고 났을 때 그 차별성을 어떻게 유지하는 가에 관한 것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차별성의 유지

처음의 차별성을 기억하라
 - '모든 사람들을 위한 모든 것'의 늪에 절대 빠지면 안된다

남들과 반대편에 서라
 - '모든 사람들이 매달리는 일은 하지 말라' , 크라이슬러 사장인 보브 러츠가 쓴 용기(Guts) 라는 책에
 있는 말

일관성을 가져라
 - 최고 경영자가 모든 직원들이 같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 짧은 메시지를 계속해서 반복하라.

차별화 아이디어를 발전시켜라.
 -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도 현상만 유지하면 결국은 다른 업체가 등장해서 차별화 아이디어로 시장을
 가져간다. 항상 차별화 하라. 또 다시 새로운 차별화 아이디어가 나타나면 자신의 제품을 그 아이디어로
 과감히 공격하라.

소비자 인식에 맞는 차별성을 선택하라 
 - 얼토 당토 않는 차별화가 아니라 대중의 보편적인 사고방식에 맞는 차별화를 선택하라. 이는  '마케팅 명쾌함으로 승부하라'  여기에서 논의된 내용이다.

트라우트의 글을 자주 읽지만 같은 듯 하면서도 살짝 다른 것이 복습효과를 주는 군요. 거의 비슷한 사례를
들고 있어서 '사골'의 냄새가 살짝 나지만 매번 볼 때마다 재밌게 읽으니 괜찮습니다. 다음은 유명한 책인
'단순함의 논리'를 봐야 겠습니다.



저자: 짐 로허, 토니 슈워츠
옮김: 유영만, 송경근

원제: The Power of Full Engagement

몰입 이라 함은, 한가지 일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으며 집중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몰입을 못합니다. 관심이 여러가지기 때문입니다. 일에 치여서 또는 체력이 받쳐주지 않아서 몰입을 이루지
못합니다. 이 책에서는 몰입은 시간대비가 아니라 에너지 대비라고 합니다.

단거리 육상선수의 경우를 예로 들어서 이 책은 몰입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 단거리를 달리기 위해서 평소에
하던 몸 관리 와 정신적인 집중 하는 방법을 기업과 개인들에게 적용할 수 있게 근거와 실천사항을 만든
것이지요.

절대적으로 천천히, 하지만 확실하게 지켜나가는 것을 원칙으로 신체적, 정신적 능력을 키워나가는
방식입니다. 사람의 몸과 정신에 대한 탁월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여서 쓰여진 글이지요.

바쁘게 살아가고 그 바쁜일이 자신을 괴롭힌다면, 다시금 내 자신이 에너지를 제대로 쓰고 있는지 생각해볼만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도 이 책은 꼭 읽어볼만 한 책입니다.

자마전투에서 한니발이 스키피오에게 패한 후  한니발과 스키피오가 우연히 로도스 섬에서 만나 나누었다는
대화다. 12세 연상인 한니발 에게 스키피오가 정중하게 물었다.
"우리 시대에 가장 뛰어난 장수는 누구라고 생각하십니까?"
한니발은 즉석에서 대답했다.
"마케도니아의 왕 알렉산드로스요. 페르시아 대군을 소규모 군대로 무찔렀을 뿐만 아니 라, 인간이 생각할
수 있는 경계를 훨씬 넘어선 지방까지 정복한 업적은 실로 위대하다고밖 에는 말할 수 없소."
스키피오가 다시 물었다.
"그럼 두번째로 뛰어난 장수는 누굽니까?"
한니발은 이번에도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
"에페이로스의 왕 피로스요. 그는 우선 병법의 대가요. 그리고 숙영지 건설의 중요성을  처음으로 인식한
사람이기도 하오."
스키피오는 다시 질문을 계속했다.
"그렇다면 세번째로 뛰어난 장수는 누구라고 생각하십니까?"
카르타고의 명장은 이 질문에도 주저없이 대답했다.
"그건 물론 나 자신이오."
자마 전투를 승리로 이끈 업적으로 '아프리카누스'라는 존칭까지 받은 스키피오 아프리카 누스는 이 말에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만약 장군께서 자마에서 나한테 이겼다면?"
한니발은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했다.
"그렇다면 내 순위는 피로스를 앞지르고 알렉산드로스도 앞질러 첫번째가 되었을 거요."

                                                                             - 본문 중에서 -


'포에니 전쟁'은 '페니키아 사람들과 싸운 전쟁'을 뜻합니다.  포에니 전쟁을 말하면 딱 하고 떠오르는 사람이
'카르타고의 명장' '한니발' 입니다. 2차 포에니 전쟁시 로마인들에게는 '로마의 악몽'으로 불리지요.

칸나에 전투에서 로마군 7만여명을 몰살 시켜버린 놀라운 전술로 로마에게 초 비상사태를 선언하게 합니다.
사상자 수가 다르다고는 하지만 자마 전투에서 젊은 로마의 장수인 스키피오에게 패배를 하게 되는 한니발
이지만 사람들의 기억속에는 스키피오보다 오래 남아 있습니다. 잘 나가던 로마에게 치명타를 가하고 로마가
무너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했던 존재였던 것일까요? 항상 이기던 상승의 장군이여서 그랬을 까요?
사람들의 기억속에 많이 남아 있는 이유를 조금은 심리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졌기 때문이다' 입니다. 그리고
'최초' 였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처음으로 알프스를 넘었고 처음으로 로마에게 거대한 패배의 쓰라림을 안겨
주었고 로마를 공포로 물들게 했지만, 결국은 스키피오 에게 졌기 때문이지요. 사람들은 패장을 더 잘
기억하는 법이랍니다. 승자쪽에서 적이 얼마나 어려운 상대였는지를 논해야 자신들의 승리가 값어치가 있기
때문이겠죠?

그래서 한니발은 오늘날 까지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남아 있나봅니다. 물론 요즘 인터넷에서 한니발로
검색하면 '양들의 침묵'의 한니발이 대다수를 이루고 있습니다만.. -ㅅ-;; , 생각해 보니 예전의 A 특공대의
리더 이름이 한니발 이였던 것이 기억이 나는군요. 그래도 저는 한니발이라고 하면 애꾸눈에 로마를
파멸시켜버리겠다고 신에게 맹세한 대로 한쪽 눈으로 분노의 불길이 새어나오며 칼을 휘두르는 모습이
연상됩니다. (가츠 인가요..)





'임페라토르 카이사르 아우구스투스 트리부니키아 포테스타스'
 (Imperator Caesar Augustus Tribunicia Potestas)

조금 길지만 이 말은 제정 로마의 '황제'를 칭하는 말 입니다. 로마 역사상 가장 위대한 '개인' 이라는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제정의 기초를 만들고 그 뒤를 이은 아우구스투스가 실질적으로 제정의 역사를
이루었지요.

이영도 작품의 '눈물을 마시는 새' 에서 말하길 "물을 마시는 새와 피를 마시는 새, 독약을 마시는 새, 그리고
눈물을 마시는 새" 중에서 가장 일찍 죽는 것이 '눈물을 마시는 새' 며, 가장 오래 사는 것이 '피를 마시는
새'라 합니다. 너무나 해로워서 몸밖으로 내보낼려고 하는 눈물을 마시기 때문에 가장 일찍 죽으며 너무나
중요해서 몸 안에만 가지고 있으려 하는 피를 마시기 때문에 오래산다고 하지요. 그래서 '눈물을 마시는 새'는
'왕'을 뜻하며, '피를 마시는 새'는 '제국'을 뜻합니다.

주변의 모든 사람을 떠 안는 관용으로 일관한 카이사르는 왕이 없던 공화정 로마시대에 제정의 기초를 마련한
'왕'이 였고, 반대파를 가차없이 숙청했던 아우구스투스는 '제국'의 초석을 닦습니다.

그렇기에 항상 다른 사람을 관용하고 포용할 줄 알았고 유머가 끊이지 않았다고 전해지던 카이사르가 멋진
'왕'으로 느껴집니다. 예전의 기억이지만 다시금 되 새겨 보기에도 카이사르는 정말 뛰어난 인물이였습니다.

 


부제: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저자: 시오노 나나미
역자: 김석희

서평을 쓰기에도 부담스러운 '로마인 이야기' 입니다. 나온 시기가 오래된 작품이라서 일까요? 많은 수의
비평가들과 역사학자들은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는 역사서로 보지는 않습니다. 과연 역사서란
무엇일까요? 있는 그대로의 역사적 사실 과 작가의 견해를 포함한 것을 역사서로 본다면 '로마인 이야기'는
훌륭한 역사서가 맞습니다. 하지만 그런 자의적인 해석이 역사를 객관적으로 보는 것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보면 또 역사서가 아니겠지요.

그런 비판과 우려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일본에서는 엄청난 인기를 끌었습니다. 2006년 15권을 마지막으로
완간 되었으니 나나미의 평생의 대작이라고도 볼 수가 있지요.

저는 중국사를 좋아해서 예전에 대충 읽고 치워버렸던 책이기도 했는데, 주변에서 너무 재밌다고 하시는 분이
계셔서 예전 책을 다시 끄집어 냈습니다. 9권까지에서 끝나버린 줄 알았는데 15권 까지 나온 줄은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것도 그 이유중의 한가지가 되겠네요.

역시나 책은 아는 만큼 읽혀진다는 말이 전혀 틀리지가 않는 것이 예전에는 그냥 지나치던 내용중에서 눈길을
잡아 끄는 것이 많습니다. 커가면서 정치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아서 그럴까요? 로마의 정치 체계가 눈에
들어 옵니다.

기본적으로 투표형태는 소선거구에 형태가 가깝고, 2명의 집정관과 300명 가량의 원로원, 그리고 다수의
민회로 구성되어 있는 3권 분립이 되어 있습니다. 일견 허술한 듯 하지만 위기 상황에서는 모든 것을 빠르게
결정할 수 있는 독재관(임기 6개월)을 임용해서 위기를 타파하는 자유로운 운용이 멋진 정치체계 입니다.

많은 대립과 싸움이 있었지만 이 모든 것이 잘 유지 될 수 있었던 것은 로마인 들이 '명예'를 알기 때문이
아닐까 라고 조심스럽게 생각하게 됩니다. 귀족은 귀족답게 평민은 평민답게 자유로운 사고체계를 유지하며
스스로의 '명예'를 존중했기 때문에 일치되는 고민거리에 대해서는 합심 단결 했던 것이지요.

이러한 것들이 요즘 우리 나라와 대비되면서 찜찜함을 안겨줍니다. 우리나라는 '재력' 만을 존중하는 것이
아닐까 싶기 때문입니다. 급변하는 시대 상황중에서 믿을 만한게 '재력'밖에 없어서 그랬을 까요? 저 역시도
그런 범위의 사람이 아닐까 조심스럽기는 마찬가지긴 합니다.

결국 우리들이 이렇게 살아가는 것도 나중의 커다란 그림을 위한 진행과정 일런지도 모릅니다. 부제와 같이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이탈리아 반도 통일에 무려 500년 가까이 걸렸던 만큼
조급하지 않고 천천히 이루어 나가는 것이 로마같은 대 제국을 일으키는 초석이 됐던 것은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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