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프로젝트 성공의 조건

윤석찬 (다음 R&D 센터 팀장)   2007/01/26


몇 달 전 지인 중 한 명이 갑작스럽게 전화를 하였다. 구글 본사에 취업을 하게 되어
출국장에서 제 생각이 나서 안부는 전하고 가야겠기에 연락을 했다고 한다.
그 전화를 끊고 나서 한편으로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근무하고 싶은 세계 최고의
전도 유망한 좋은 회사와 창의적인 업무 환경, 미국 서부의 좋은 날씨, 그리고 가족들에게
좋은 교육 환경까지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오후에 미국에 있는 또 다른 지인과 채팅을 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더니, 오히려
그는 미국 생활 이란 것이 매우 척박한 삶이라면서 나를 위로 하였다. 구글 본사는
밖에서 보는 만큼 그렇게 낭만적이지 않으며 워크 홀릭의 땅이니 너무 부러워하지 말라는
충고였다.

정말 구글은 개발자들에게 낭만적인 곳인 걸까? 필자도 세 번 정도 구글을 다녀왔었지만
외견상으로는 멋진 업무 환경과 엔지니어를 위주로 하는 회사 정책 등 개발자들에게 희망을
주는 곳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중에도 가장 널리 알려진 20% 프로젝트 제도가 있다.
 이 방식은 현업 외에 창의적인 일을 할 수 있다는 개발자들에게 동경의 대상이 되는 제도
이다. 실제로 구글 개발자들은 개인 업무의 20%를 자신이 원하는 프로젝트에 시간을
투입할 수 있다. 일주일의 하루든지 일년에 두 달이든 그건 스스로 정할 수 있다.

구글의 독특한 문화, 20% 프로젝트
기술 기반 회사에서 개발자들에게 자신의 창의력을 발휘할 시간적 기회를 준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면서도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실천하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구글의
개발 방법론은 외견상으로 크게 성공을 했고, 최근에 나온 많은 혁신적인 서비스와
프로젝트들이 나오게 된 밑거름이 되었다.

어떤 구글 직원의 이야기에 따르면 구글의 20% 프로젝트는 다음과 같이 진행된다고 한다.

(중략)…만약 자기가 하려는 일이 아직 프로젝트가 돼 있지 않다면 '아이디어 마켓'에 자신의
아이디어를 올리면 된다고 했다. 이 아이디어에 일정 수 이상의 다른 직원이 좋은 아이디어라고
동의하면 '20% 프로젝트'가 된다고 설명했다…(중략)… 이 후 '20% 프로젝트'가 어느정도
성과를 거두고 더 큰 자원(서버, 네트워크, 마케팅 등)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임원에게
보고하고 정식 프로젝트로 승격되는 과정을 거친다. 정식 프로젝트로 승격되면 이
 프로젝트는 이제 '80% 프로젝트'가 된다는 것이다.

'80% 프로젝트'는 임원들의 승인을 거친 아이템으로 시장에 서비스로 출시되는 것을 염두에
두고 하는 프로젝트이다. 구글의 서비스 런칭 단계는 따라서
'아이디어 마켓'→ '20% 프로젝트' → '80% 프로젝트' → '상품화' 등으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그는 구글의 이러한 독특한 문화를 설명하면서 "구글은 직원들간에 자유로운
정보유통과 더불어 함께 일구는 문화가 잘 구축돼 있다"며 "그런 경쟁력이 지금의 구글을
 있게 한 밑거름"이라고 분석했다…
(후략) 구글 직원이 소개하는 독특한 '구글 기업문화', 정종오 기자, 아이뉴스

참 재미있는 서비스 설계 구조라고 할 수 있다. 소위 전략, 기획을 담당하는 사업 부서 혹은
부서장의 의지에 따라 사업이 추진 되는 데, 비해 Bottom-up 방식의 민주적 의사 결정에 의해
서비스를 만든다는 것이다. 통상 일반적인 회사 체계를 가지는 곳에서는 이해가 가지 않는
 이 방식이 구글에서는 어떻게 가능한 것인가 몇 가지 살펴 보았다.

1. 시장 경쟁 지향 프로젝트 환경을 제공한다.
우선 구글은 진짜 개발자들에게 20%의 시간을 준다. 구글 코드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는
 그레그 스타인(Greg Stein)에 따르면, 모든 개발자들이 접근할 수 있는 기반 플랫폼을 기초로
 하여 3~4명 단위의 소규모 프로젝트(20% 프로젝트)가 천여 개 이상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구글의 개발자들은 그 가운데 스스로 성공 가능성이 높은 프로젝트를 선정하고 경영자들의
 승인 아래 더 많은 사람이 프로젝트에 투입 되도록 문호를 개방 한다. 이 말은 결국 선택 받지
 못하는 프로젝트는 스스로 도태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얼핏 보기에는 프로젝트 추진에 대한 민주적 의사 결정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약육 강식,
 자연 도태의 환경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창의성 높은 프로젝트가 계속 계발 되는 동시에
이 와중에서 심각하고 과도한 경쟁을 유발한다는 이야기이다.

실제로 구글에서는 한해 추진된 20% 프로젝트 중 가장 뛰어났다고 생각되는 것에 백만 불을
상금으로 주는 제도도 있다고 한다. 필자가 구글에 방문할 때마다 오후 늦은 시간이었다.
 실리콘 밸리이긴 하지만 퇴근 시간이기 때문에 101번 고속도로가 체증을 일으키고 있었지만
구글은 저녁 식사 후에도 여전히 사무실 불을 밝히고 있는 몇 안 되는 곳 중에 하나다.
마치 연구에 몰두 하는 대학 캠퍼스를 연상하게 한다.

2. 똑똑한 워크홀릭이 주류여야 한다.
구글에 입사하기 위해서는 꽤 까다로운 절차를 통과해야 하는 것으로 유명 하다. 구글이
후보자를 면접 하는 중에 가장 중요하게 보는 덕목이 '자기 주도적'인 사람인가 하는 점이라고
 한다. 실제로 그 변덕스럽고 이해할 수 없는 절차를 통과한 사람은 정말 구글에 대한 열정이
 높고 자기 주도적인 사람이 아니라면 어려울 것이다. 면접 과정에서 그 치열하고 어려운 기업
 문화를 미리 느껴 볼 수 있으니까. 이런 이면에는 기업의 성장에 '무임 승차(Free Riding)하는
사람을 배제' 하는 것이 그들의 첫 번째 인재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구글에는 아주 똑똑한(Smart) 사람이 많다. 존 버틀러의 "The Search"에 따르면, 2002년
중반 실리콘 밸리 침체기에도 구글의 성장과 독특한 천재 예찬론을 기초로 아이비 리그
출신들의 석박사급 인재를 많이 충원을 했다. 현재는 좀 완화되기는 했지만, 학교와 학
점(GPA)과 학위를 중시하는 것은 여전하다.

구글에는 소위 카스트 제도라고 불릴 정도로 똑똑한 엔지니어 위주의 인재 정책을 펴고 있다.
실력이 뛰어나고 이름 있는 공개 소프트웨어 분야의 수 많은 엔지니어들이 구글로 자리를
 옮겼다. 특히, 최근에 아이디어와 끼가 넘치는 3~4인 정도의 웹2.0 스타트업 기업들도 대거
인수하여 인재를 확충하고 있다. 이들에게 자기 성취를 할 수 있는 업무 여건 및 경쟁 환경을
도입하는 것은 불 붙은 곳에 기름을 끼얹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3. 경영자의 절대 권력이 존재해야 한다.
구글은 성공 가도를 달리기 시작하던 2002년말, 래리 페이지와 세리게이 브린은 그들의 조직
구조를 '위계형'에서 '수평형'으로 바꾸고 80:20 프로젝트를 도입했다. 이 때 부터 상위 100개
 프로젝트 목록이라는 것이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없어지고 사업 분야별로 각자 목록을
가지고 있지만) 페이지와 브린은 여전히 그 프로젝트 목록을 살피고 투입해야 될 프로젝트에
대한 의사 결정을 한다.

'똑똑한 워크홀릭'들이 절대 권력을 행사하는 경영자의 판단에 따라 신데렐라가 될 수 있다는
기회 때문에 이 프로젝트의 창의성과 혁신성은 더 높아지고 있다. 이런 특징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나 오라클의 래리 엘리슨, 애플의 스티브 잡스 등 경영자이면서
오너인 회사에서는 두드러진다. 빌 게이츠는 일년에 두번 모든 직원들이 올린 보고서를 읽어
보는 씽크 위크를 가지고, 일반 사원들의 의견까지도 수렴하고 있다. 이것은 경영자이면서
오너인 사람은 똑똑하다는 가정하에 기업의 성공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많은 기업들이 구글의 20% 프로젝트에 감명을 받고 비슷한 제도를 만들어 볼까 고민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회사들이 위의 조건들을 충족하지 못할 것이다. 이런 제도를 도입 하기 전에
자신의 조직에 정말 적합한 제도인지는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겠다. 구글의 20% 프로젝트의
성공이 우리에게 시사해 주는 바는 엔지니어의 창의성을 담보해 주면 기술 경쟁에서
장기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런 원칙을 기초로 자신의 회사에 적용할
방법을 찾는 것이 좋겠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건 속지지만 마땅한 그림이 없어서 ..

회사 다이어리를 만들자니 너무 많이 만들어야 해서 (수백개 가량 찍어야 한다한다) 돈을 버릴꺼 같구 , 그래서 다이어리를 상용으로 된거 하나 사서 주는게 어떠냐는 의견이 그럴듯해 보여서

그렇게 해~ 라고 말하고 신경을 안쓰고 있었다. 프랭클린 어쩌구 라는거만 듣고, 흠 그거 비싼거 아니야? 라고 했는데 사무실로 온 커다란 소포, 우헉 열라 비싸보여!!

알아보니 역시 비쌌다. 뭐 이왕 사버린거 어쩌겠냐만은 나를 포함해서 얘네들 이 비싼걸 한달 정도 하고 그만두는거 아닌가 ㅜ.ㅜ

2007 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지난 한해 바쁜 와중에 회사에 여러가지 일이 있어서 마음 고생이 심하셨으리라 생각됩니다.

올해는 널리의 3년차가 되는 해 입니다.  많은 중소기업들이 도산한다는 첫 2년을 어찌됐건 커다란 손해없이 넘긴 해가 됩니다. 이런 의미에서도 올해는 의미가 깊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회사로서의 3년차는 나름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신생 기업을 하나의 역사상의 국가와 많은 비교를 해 보곤 합니다. 제 선배들의 회사 후배가 만들었던 회사, 또 아는 분들이 운영하던 회사 , 제가 있어봤던 많은 회사들.

신생국가의 경우에는 거의 모든 국가들이 초기에는 무력을 위주로한 무장들을 토대로 국가의 탄생을 이루어 냅니다. 그 후로는 문관들을 위주로 한 경영에 몰두하게 되지요. 처음에는 국가가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에 그당시의 적들과 싸워야 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무력을 바탕으로 해서 외적을 상대해 나가야 하기 때문에 어떤 조직이나 그런것 없이 조직의 수장과 그 밑을 받쳐주는 무장들의 힘으로 살아남습니다. 그리고 살아남게 되면 국가을 운영하는 문제가 떠오르기 나름이라 문관들이 힘을 쓰기 시작하는 것이라 봅니다. 물론 전쟁을 하건 나라를 운영하건 지략이 뛰어난 참모들은 언제나 필요하기 마련이지요.

IT 기업에서의 무력이란 바로 기술력 입니다. 새로 생긴 국가들이 그냥 저냥한 무력을 가진 무장들로 이루어 졌으면 역사상의 먼지로 사라졌을 국가들이 많이 있습니다. 국가가 전쟁터에서 살아남는 기본은 얼마나 강력한 무장을 가졌는가로 평가가 됩니다. 마찬가지로 IT 기업에서는  자기가 소유한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사람이 강력한 기술력을 가진 무장입니다.

2년간 여러가지 일들을 하시면서 자신이 어떤 타입의 무장인지는 스스로가 잘 느꼈으리라고 봅니다. 자신이 뛰어난 무장이라고 생각하시면 기세를 가다듬는 자세가 필요하고, 미약한 무장이라고 생각하시면 기세를 올리기 위해서 노력해야 할 시점이라고 봅니다. 그 자신이 강력해야 그 분들이 모인 널리가 강한 회사가 됩니다. 이제 여러분들은 회사의 이름을 등에 지고 있는 무장들 입니다. 시키면 시키는대로 하라면 하라는 대로 의지없이 따라가는 모습에서는 강력한 무장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일을 하실때면 프로답게 일 처리를 확실히 해주시고 자신이 한 일에 대해서는 스스로 돌아보고 흔적을 남기셨으면 합니다.

역사상에서 국가가 무장 자신에게 실력을 양성할 기회를 주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실력이란 자신이 키워가는 것이라고 언제나 생각을 하셔야 합니다. 내가 과연 널리를 떠나서도 지금 가지고 있는 기술로 전문가라는 소리를 들으면서 살아갈 수 있겠는가. 또 내가 전문가라는 소리를 듣기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노력해서 내 자신의 무력을 높일것인가 라는 화두는 스스로가 가져야 합니다. 어떤 환경에서만 가능하고 어떤 환경에서는 안된다 라는식의 변명은 솔직히 듣고 싶지 않습니다. 제 과거에 기억을 더듬자면 같은 회사에서 같은 기간을 보냈는데 누구는 정말 많이 아는 사람이 있는데 누구는 따라가기도 바쁜 사람이 있습니다. 이건 개인적으로도 정말 어이가 없는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며 그것에 관한 전반적인것을 이해한 사람이 실력이 정체되는 경우란 거의 없습니다.

개인의 역량을 키우는것과는 별도로 회사 자체에서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과거 유비는 관우, 장비와 의형제를 맺고 거창하게 시작했지만, 자신의 터전을 마련하게 된건 정말 머나먼 후에나 가능합니다. 뭐 딱히 유비의 경우만 그렇겠습니까, 꿈을 가지고 시작한 호걸들 중에서 몇이나 국가를 세우거나 어떤 역사에 이름을 남길만한 세력을 유지했겠습니까. 대신 조조는 시작한지 얼마 안되서 강력한 집단을 구성하지요. 저는 이 차이를 조직 (시스템)의 차이라고 봅니다. 즉 속된말로 패밀리 비지니스의 한계라고 할 수 있지요. 형 아우 하는 사이로 시작된 유비의 집단이 결속은 좋았지만 어떤 조직의 모습을 갖춰지게 된건 제갈량을 영입하고 나서부터 이죠 (제갈량이 한 일은 강력한 조직체계 구성). 반면에 조조의 경우는 시작할때부터 조직의 모습을 갖추고 시작했습니다. 오래 살아남고 강력해지려면 시스템화는 꼭 필요하게 됩니다. 많은 고대의 국가들이 무너진 이유는 외부의 적보다는 내부에서 무너지고 나서 그때를 틈탄 외부의 적에 의해서 무너졌습니다. 탄탄한 내부 기반 위에 강력한 힘을 비축한 그런 국가가 오래 살아남습니다. 당연히 회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조직적인 모습에 저는 주목하고 싶습니다. 딱딱하게 회사생활 하자는게 아니라 이제 우리도 어느정도 시스템에 근거한 삶과 자유로운 시간대로 인한 자신의 능력을 강화 시키는 그런 모습으로 바꿔가야 하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 또 그렇게 되야 한다고 생각해서 신년 인사에 이런 딱딱한 이야기를 끼워 넣었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올해는 더 나아진 회사/개인이 됐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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