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 별도

무협의 주인공들은 대체적으로 거구가 별로 없습니다. 거의 미끈한 몸매를 소유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덩치가 큰 주인공이 나오는 작품을 처음 본 것이 '고룡'의 '소십일랑'
입니다. 소씨집안의 11번째 아들이라는 뜻의 '소십일랑'은 몸에 흑의를 걸치고 다니며 덩치가
무지 큽니다. 그래서 미련하겠거니 생각하지만 머리속에 여우가 한마리 들었지요.

처음에 '소십일랑'을 봤을때의 그 특별함은 놀라울 정도였습니다. 무협이란 칼뽑고 쌈질만
하면 되는 것으로 생각되는 것으로 여겨졌는데, '소십일랑'은 무공이 높을뿐만 아니라 지략도
뛰어나기 때문이지요.

우리나라에서는 '용대운' 용노사의 작품중에서 이러한 특징을 가진 주인공들이 종종
등장합니다. '종횡무진' 서문에 따르면 '강호무뢰한'이나 '도왕'이라고 합니다. 저는 이런
소십일랑 류의 소설들이 좋습니다. 모습에서 나타나는 짐작을 뛰어넘는 캐릭의 설정이
재미있기 때문입니다. - 실제로 용노사(용대운 작가을 애교스럽게 부르는 별칭) 작품중의
'도왕' 은 덩치큰 주인공이 등장하지는 않습니다. -

별도의 종횡무진은 제가 생각하기에는 전형적인 '소십일랑'류의 작품입니다. 당연히 처음에는
재밌게 봤습니다. 그러나 마지막에 가서는 너무 커져 버린 이야기를 흐지부지 맺음을 해버렸다고
밖에 볼 수 없는 처리에 급 실망이 되버렸습니다. (심지어 소십일랑 마저도 완결이 안됐었지요
ㅜ.ㅜ)

조금 더 뛰어난 마무리와 책 제목에 걸맞는 종횡무진하는 주인공의 활약을 봤으면 더 좋았을
것을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런의미에서 '강호무뢰한'은 잘된 용노사의 작품이라고 볼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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