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적으로 살아라' , '너는 왜 아무 계획없이 사냐?', '사업은 기획에서 부터 다 결정된다.'

  나도 이 말을 맹신하던 시절이 있었다. 물론 아예 기획 없이 진행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사전 계획은 무슨 일이던 필수이다. 다만 탑-다운 방식으로 성대하게 계획을 하고 세부 계획까지 세우고 일을 진행하는 방식에 회의가 있다는 말이다. 
  
  예전 기록을 살펴보면 탑-다운 식 설계의 유명한 프랭클린 플래너도 샀다. 그리고 열심히 연초에 그 해의 할 일들 이루어 내야 할 일들을 적어내고 그 해에 그걸 지켜보려고 노력을 했다. - 예를 들면 다이어트 -  그리고 연말에 돌이켜 보면 연초에 열심히 계획했던 일이 하나도 지켜지지 않는 상황에 대한 자괴감도 컸던거 같다.

  즉.. 계획한대로 또는 기획한대로 일이 흘러가는건가에 대한 고찰이다. 물론 잘 지켜지는 사람에 대해서는 예외로 한다. 철저하게 나를 중심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나 자신도 내가 계획한대로 흘러가지가 않는데 여러 인격이 모인 팀이나 회사 입장에서 철저하게 세운 계획대로 흘러갈 수 있을까?

  수 많은 기업들이 최초의 계획대로 흘러가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 본인이 다니는 회사에서도 성대하게 세운 계획하에 진행된 일 보다 시작은 가벼운 기획이 제대로 소비자의 관심을 끌어서 알아서 광고가 되는 경우가 있다.

  구글이 처음부터 지금 같은 회사가 되기를 계획했을까? 시작은 스탠포드 대학교의 검색 라이브러리 였다. 아마존은 지금과 같은 거대한 제국을 이루었을까? 그냥 도서 판매하는 사이트였다. 넷플릭스는 지금처럼 거대한 OTT의 최강자가 되리라고 초반에 DVD 대여 사업을 할 때 생각을 했을까? 페이스북은 하바드대학교의 미녀들 품평하는 사이트에서 지금같은 초 거대 SNS 의 강자가 될 수 있음을 계획했을까?

  가볍게 해외의 예만 적었지만 지금 합병된 카카오의 PC 포탈 플랫폼인 다음은 초창기에 구상했던 사업은 지금과는 전혀 다른 서비스였다. 거대한 IT 회사가 될 수 있게 해준 한메일은 여러가지 사업이 실패하고 재기를 꿈꾸던 포트폴리오의 가장 마지막을 차지했던 서비스였다.

  카카오는 어떤가? 카카오의 전 회사 이름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카카오톡이 뜨고 나서 회사 이름까지 바꿨으니 카카오톡이 카카오가 진행한 프로젝트중 5번째 프로젝트다. 회사 창업한지 몇 년이 지난 후로 알고 있다.

  앵그리버드는 로비오 엔터테인먼트의 36번째 게임이였다.

  결론을 짜맞춘다고 볼 수도 있지만 결국 핵심은 '실행' 이였던거 같다. 가벼운 생각이 공상이나 망상에 그치지 않게 그 아이디어를 간단하게 기획하고 일단 실행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상황에 맞게 거기에 '패치' 작업을 하는 것이다.

  패치는 개발 용어로 문제가 생긴 코드나 새로운 기능을 덧붙여서 기존 코드를 변경하거나 추가하는 행위를 말한다.

  왜 이래야 하는걸까? 현실이 너무 많은 변수가 있기 때문에 계획서에 다 담거나 계획서에 쓰여진대로 실행하다가는 현실의 변수를 무시 못하기 때문에 그 과정을 맞춰가며 바꾸다 보면 계획만 하다가 끝나는 경우가 너무 많기 때문이라고 본다.

  즉 머릿속에서 생각하는 환경 자체가 현실하고 동 떨어져 있는 경우가 정말 많다. 게다가 대중의 선택이라는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닐것이고.

  주저리 주저리 말이 많았지만 하고자 하는 내용의 핵심은

  기획하는데 쏟아낼 수많은 에너지를 '실행'에 집중해라. 일단 '시작' 하고 상황이나 시장의 반응에 맞춰서 기획을 지속적으로 '수정'(패치) 하라. 

일이 어느정도 마무리가 됐기에 (요즘 하고 있고 관심 있는 일은 나중에 따로 정리하겠습니다) 요즘은 길고 긴 휴가 중입니다. 블로그 포스트도 싫고, 공부도 초반에 하다 때려치우고 요즘은 계속 계속 쉬고만 있습니다. 회사 접은 후로 (또는 회사 하는 중에도..) 이리 푹 쉬어본적이 없어서 아무 생각도 없이 푹 쉬고만 있습니다. 

한-두어달 쉬고 난 후에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 볼까 하고 다시 열심히 뛰어볼려고 생각중입니다.
 

   미겔 데 세르반테스 지음 
   민용태 옮김

"그는 선조로부터 내려오는 무기와 갑옷을 손질하고 자신의 말에 친히 이름을 지어주고 나니 자신에게도 새로운 이름을 붙여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도 당당한 기사로서 자기 이름에 고향의 이름을 붙여서 '라 만차의 돈 끼호떼'라고 부르기로 했다"



끼하나 영감은 미쳤습니다. 시골 양반으로서 무료하게 살아오다 300여권의 기사 소설에 빠져서 정신 없이 읽어대다가 문득 자신이 기사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선조로부터 내려오는 무기와 갑옷을 손질하고 자신의 병든 말에 '로신안떼'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유명한 기사들이 그러하듯이 자신의 이름에 고향의 이름을 붙여서 만든 새로운 이름 '라 만차의 돈 끼호떼'라고 이름을 붙이고 당당히 여행을 떠났습니다. 그리고 어영부영 기사작위를 받고 마을 어귀에서 지나가던 상인들에게 시비를 걸어서 죽지 않을 만큼 박살 납니다. 그리고 집으로 실려옵니다 돌아옵니다. 그리고 동네에 사는 순진한 농부 '산초'를 꼬셔서 다시금 여행을 떠납니다. '돈 끼호테'의 이야기는 미쳐버린 끼하나 영감이 자신을 기사 '돈 끼호테'라고 부르며 '산초'와 함께 기사 수행을 떠나서 돌아다니는 내용입니다. 

20년도 더 된 예전 도덕 시간에 배웠던 내용이 있습니다. 인간에는 두가지 타입이 있는데 일을 행함에 있어서 이리 재고 저리 재고 심사 숙고하면서 선뜻 실행하지 못하는 '햄릿'형 인간과 일단 저지르고 본 다음에 어떻게 했어야 했는지 고민하는 '돈 끼호테'형 인간이 있다고 합니다. 그 때 은사님께서 말씀 하시길 '고민만 하면서 실행하지 못하는 것보다 실행하면서 경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나는 그래서 돈 끼호테형 인간이 더 나은 인간이라고 본다' 그 후로 많은 시간이 지나 나도 사회생활을 오랜 기간 동안 해 오면서 느낀 것은 현실에서는 연관되어 지는 것이 너무 많기 때문에 또 실패시의 잃어버릴 것들에 대한 아쉬움 때문에 선뜻 실행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본의 아니게 '햄릿'으로 살아가게 되는 것이죠. 하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아직도 '라 만차의 기사'의 영혼이 속삭입니다. 

   '뭐 어때? 일단 저지르고 보자고..

그래서 힘을 내고 여러가지 일들을 저지르고 사는 데에 있어서 '돈 끼호테'가 나에게 주는 영향이 아직도 있나 봅니다. (하지만 돈 끼호테는 미쳤기 때문에 쉽게 저질르는게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래서 무엇인가 새로운 일을 할 때나, 큰 결정을 할 때 종종 '돈 끼호테'의 첫부분을 읽어보곤 합니다. 자신의 무기와 갑옷을 손질하고 말에 이름을 붙이고 자신의 이름을 새롭게 지어주는 그 부분 어쩐지 가슴이 뛰지 않습니까? 

사족을 붙이자면 그렇게 모든 일에 과감한 돈 끼호테였지만 첫 출정은 바로 돌아왔습니다. 대신 '산초'와 함께 출발한 여정에서는 나중에 강제로 돌아오게 될 때까지 많은 시간을 같이 하며 많은 것을 함께 겪습니다. 여행을 가거나 사업을 시작할 때 혼자 할 수도 있지만 역시 혼자보다는 적어도 한명 이상이  함께 할 때 더 오래 할 수 있는 것과 비슷한 이유인가 봅니다. 


저자: 제레미 키스
옮김: 윤석찬

항상 웹을 배워볼려고 하다 보면 HTML 에서 끄적거리며 이거저거를 해보다가 포기하곤 했었습니다. "웹 자체가 어려운건 아니다" 라는 소리를 항상 들어오곤 했었습니다. 하지만 모르는게 너무 많다보니 배워야 할게 쌓여 있다 보니 웹 자체로 접근하기가 매우 힘들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아주 마음에 드는 책이였습니다. 기본은 Javascript 에 관한 책이였지만 HTML도 CSS도 다루고 있습니다. 그리 많이 다루지는 않지만 따라서 개발하기에 아주 충분할 정도로 잘 다루고 있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따라가다 보면 훌륭하게 결과물이 나오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System Programming 하고는 또 다른 세상을 만나게 해주더군요.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제 웹 이란 것이 어떤것일까? 맛좀 볼까? 하시는 분들에게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그렇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어느정도 코딩을 하실 수 있으면 더 좋겠더군요.

웹 서비스의 시작을 맛보시려는 분에게 꼭 필요한 책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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