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워드 기번 지음
   가나모리 시게나리 편역 및 감수
   한은미 옮김

모든것에는 양면이 존재한다. 시오노 나나미가 바라본 로마는 '밝음'이였다면, 에드워드 기번 이 바라본 로마는 '어둠' 이였다. 


시오노 나나미가 로마가 강력하게 된 이유에 촛점을 맞춘 이유가 바로 그 유명한 역사 고전인 '로마제국 쇠망사'라는 명저가 있기 때문이라고 했었습니다. 

'로마제국 쇠망사'는 오현제 시대로부터 로마제국이 역사에서 사라질 때까지의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합니다. '로마제국 쇠망사'는 역사를 서술하지만 그 아름다운 문장으로도 유명합니다. 원전을 보고 싶은 마음은 있었으나 그 방대한 양에 질려서 일단 가볍게 접근할 수 있는 편역 작품을 하나 고른 것이 바로 이 작품입니다. 

 하지만 '완역판을 보기 전에는 편역은 손을 대면 안된다' 라는 생각을 굳히게 해 줬습니다. 읽다 보니 원전이 너무 너무 궁금해  지더군요. (헙 설마 이걸 노린 것인가?) 

심지어 에드워드 기번이 다루지 않았던 부분(초기 도시국가 부터 공화정을 거쳐 제정 성립 까지)에 대한 개요부분이 포함되어 있는데  시오노 나나미가 저술한 부분가 차이가 심해서 깜짝 놀랐습니다.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은 역시 다양하다는 생각을 다시금 가지게 해 준 작품이였습니다. 




자마전투에서 한니발이 스키피오에게 패한 후  한니발과 스키피오가 우연히 로도스 섬에서 만나 나누었다는
대화다. 12세 연상인 한니발 에게 스키피오가 정중하게 물었다.
"우리 시대에 가장 뛰어난 장수는 누구라고 생각하십니까?"
한니발은 즉석에서 대답했다.
"마케도니아의 왕 알렉산드로스요. 페르시아 대군을 소규모 군대로 무찔렀을 뿐만 아니 라, 인간이 생각할
수 있는 경계를 훨씬 넘어선 지방까지 정복한 업적은 실로 위대하다고밖 에는 말할 수 없소."
스키피오가 다시 물었다.
"그럼 두번째로 뛰어난 장수는 누굽니까?"
한니발은 이번에도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
"에페이로스의 왕 피로스요. 그는 우선 병법의 대가요. 그리고 숙영지 건설의 중요성을  처음으로 인식한
사람이기도 하오."
스키피오는 다시 질문을 계속했다.
"그렇다면 세번째로 뛰어난 장수는 누구라고 생각하십니까?"
카르타고의 명장은 이 질문에도 주저없이 대답했다.
"그건 물론 나 자신이오."
자마 전투를 승리로 이끈 업적으로 '아프리카누스'라는 존칭까지 받은 스키피오 아프리카 누스는 이 말에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만약 장군께서 자마에서 나한테 이겼다면?"
한니발은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했다.
"그렇다면 내 순위는 피로스를 앞지르고 알렉산드로스도 앞질러 첫번째가 되었을 거요."

                                                                             - 본문 중에서 -


'포에니 전쟁'은 '페니키아 사람들과 싸운 전쟁'을 뜻합니다.  포에니 전쟁을 말하면 딱 하고 떠오르는 사람이
'카르타고의 명장' '한니발' 입니다. 2차 포에니 전쟁시 로마인들에게는 '로마의 악몽'으로 불리지요.

칸나에 전투에서 로마군 7만여명을 몰살 시켜버린 놀라운 전술로 로마에게 초 비상사태를 선언하게 합니다.
사상자 수가 다르다고는 하지만 자마 전투에서 젊은 로마의 장수인 스키피오에게 패배를 하게 되는 한니발
이지만 사람들의 기억속에는 스키피오보다 오래 남아 있습니다. 잘 나가던 로마에게 치명타를 가하고 로마가
무너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했던 존재였던 것일까요? 항상 이기던 상승의 장군이여서 그랬을 까요?
사람들의 기억속에 많이 남아 있는 이유를 조금은 심리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졌기 때문이다' 입니다. 그리고
'최초' 였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처음으로 알프스를 넘었고 처음으로 로마에게 거대한 패배의 쓰라림을 안겨
주었고 로마를 공포로 물들게 했지만, 결국은 스키피오 에게 졌기 때문이지요. 사람들은 패장을 더 잘
기억하는 법이랍니다. 승자쪽에서 적이 얼마나 어려운 상대였는지를 논해야 자신들의 승리가 값어치가 있기
때문이겠죠?

그래서 한니발은 오늘날 까지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남아 있나봅니다. 물론 요즘 인터넷에서 한니발로
검색하면 '양들의 침묵'의 한니발이 대다수를 이루고 있습니다만.. -ㅅ-;; , 생각해 보니 예전의 A 특공대의
리더 이름이 한니발 이였던 것이 기억이 나는군요. 그래도 저는 한니발이라고 하면 애꾸눈에 로마를
파멸시켜버리겠다고 신에게 맹세한 대로 한쪽 눈으로 분노의 불길이 새어나오며 칼을 휘두르는 모습이
연상됩니다. (가츠 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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