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악당을 좋아합니다. 정확히는 '노력하는 악당 타입'을 좋아합니다. 그냥 소속이 정의파라고 해서 '악당을 무찌르자' 라고 외치기만 하면 모든 것이 잘되는 정의의 무리들이 싫습니다. 사실 그 반대의 '노력하는 정의파'도 좋아하니 결론적으로 따지면 저는 '노력파'를 좋아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강용석 의원 (이제 곧 전의원이 될 가능석이 유력하죠.. 심지어는 정치생명이 끝이라는 소리도 많이 있습니다)은 참으로 노력하는 사람이였습니다. 아버지가 전과자로 감옥에 있었고 가정 형편도 어려웠지만 독하게 마음 먹고 장학퀴즈에 나가서 우승한 돈으로 서울대에 입학하고 또 미국에 유학까지 갔다 왔습니다. 그냥 프로필상으로만 보면 '개천에서 용났다' 라는 말이 그렇게 잘 어울리는 사람입니다. 게다가 정치계에 뛰어 들어서 지금의 그 위치에 올라가기 까지 얼마나 부단히 노력을 했을까요?

그러나 그 자리에서 한 순간에 무너집니다. 고작 말 실수라고 할 수는 있겠지만 평상시의 생각이 말로 전해지는 것이라고 보면 강용석 의원의 평소 행동이 어떠하였는지는 미루어 짐작할 수 있겠습니다.

무너지는 좌절감은 쉽게 극복이 되기 힘들 것입니다. 더구나 그 자리에 그렇게 힘들게 올라간 사람으로서는 더 더욱.. 그래서 쉽게 그런 자리 (사실은 그 보다 훨씬 높고도 좋은 자리지만 ) 를 부모를 잘 만난 덕에 올라간 사람이 미워 보이는 것은 당연한 것일 겁니다. 그 사람이 자신보다 능력이 뛰어나다고 절대로 생각이 안들 경우에는 말 할것도 없이!!

그래서 아쉬운 감정이 드는 것입니다. 제가 보는 관점에서는 강용석 의원은 '악당'쪽에 포진해 있습니다. 만약 강용석 의원이 부모를 잘 만난 사람이 기득권을 유지하는 것이 싫어서 술 마시고 욕설을 섞어가면서 개탄할 정도였더라면 그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과 싸우는 쪽에서 싸움을 계속 했더라면 그 개탄섞인 트윗에 많은 공감을 했을 것이나, 자신이 몸담았던 곳에서 자신이 누린 지위를 뺏기고 나서야 그런 트윗을 올린다는 것은 정말로 비겁한 행동입니다. 난 당당한 악당을 좋아하지 비겁한 악당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더욱 더 강용석 의원의 트윗을 보니 돌발행동을 해도 당당했던 모습이 오간데 없이 비겁해 보여서 서글픈 생각이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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