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여행을 다녀온 후에 찍은 사진을 보면서 저걸 멋있게 엮어서 여행기를 써야지 했지만, 마음만 먹은채로 1년이 훌쩍 지나버렸다. 마음을 먹고 큰 계획을 세우면 어째서 실행이 힘들어 지는 것일까? 재밌는 것은 큰 계획을 세우고 여행기를 쓸려고 고민하다가 자주 쓰던 블로그도 잘 쓰지 않게 되는것을 발견했다. 언제나 생각하지만 써야지 써야지 하는 그러한 자그만한 강박관념 조차도 실행 의지를 약하게 하는 것을 발견했다. 이것이 과연 나만의 문제인건가?

항상 바쁘다는 핑계는 대지만 바쁜 와중에도 쓸것을 쓰는 사람은 분명히 있다. 나 또한 여행 다니며 피곤한 와중에도 그날의 사진을 적당한 텀을 두고 페이스북에 올리곤 했었으니까. 이는 다시금 GTD (Get Things Done) 방법록과 프랭클린 스타일의 방법론, 즉 Bottom Up 스타일과 Top Down 스타일에 관한 이야기로 빠질꺼 같으니 이 이야기는 이쯤 하도록 하자.

사실 새롭게 여행기 스타일로 쓰려고 노력을 안해 본것은 아니나. 쓰는 방식도 내가 평소 즐겨 쓰던 방식도 아닌 관계로 익숙하지가 않고, 상당히 어색해서 어떻게 할까 하고 고민하던 찰나였다. (사실 줄어드는 방문객 숫자가 나를 가슴 아프게 했다. 한 때 파워 블로거를 방불케 하던 방문객은 대체 어딜 간것이냐..) 그러던 와중에 후배가 말하길 '페이스북에 올리는 스타일의 여행기는 참으로 좋았었는데요' 그렇다. 생각해보니 페이스북에 그날 그날 올리던 여행기 스타일이 몇몇 지인들이 마지못해서 책이라도 쓰시지 그랬어요 하던 수준으로 인기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일단 거창하게 여행기를 쓰겠다는 계획은 일단 접기로 하고 페이스북에 올렸던 사진과 여행기를 다듬는 방향이 어떨까 하고 너무도 쉽고 빨리 결정을 내렸다.

이렇게 말을 꺼내며 생각하니 역시 대단한 여행기도 아니였다. ㅋㅋ 다만 사진 몇장에 내가 느껴지는 삐딱한 소회를 적은 것 뿐이였다는 것이 생각난다. 하지만 어쩌랴 나는 그 따위(?)로 밖에 못 쓰는 것을. 결론을 말하자면 페이스북에 올렸던 사진과 간단히 적었던 노트를 정리해서 블로그로 올리겠다는 것이다.


사진 없이 올리기 어색해서 샌프란시스코의 레드우드의 오래된 나무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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