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진성 호드 유저였습니다. 워크래프트 3 시절부터 선택한 종족이 호드였었고, 특히나 호드 종족을 플레이 했을 때 나오는 엔딩 동영상은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특히나 미혹에 빠져 있다가 자신의 의지로 그 굴레를 벗어나서 강대한 존재를 일격에 살해하고 불길을 받아내고 자기 희생을 통해서 종족 전체를 구원한 그롬 헬스크림은 정말 멋진 캐릭이여서 '오크의, 오크에 의한, 오크를 위한'을 주장하며 호드 온리를 일삼았고 (그래도 주로 플레이한 영웅은 타우렌 칩튼 이였지만..) 

그러다가 월드워브워크래프트(이하 와우)를 플레이하게 됐을 때 '호드' 연맹을 택하게 된 것은 필연이였습니다. 그리고 8여년 동안 수 많은 애착을 보여왔던 이유는 단지 와우가 재미 있었기 때문만이 아닌 '호드'라는 종족에 대한 스토리적인 애착이 어느 정도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다 돌연 판다리아 들어서 (실은 대격변 말기부터) 재미가 떨어져서 와우를 흔히 말하듯 접었었고 8년의 세월은 가슴속의 기억으로 잘 연마된 채 남아 있었다가.. 들어간 회사에서 다시 와우를 하자는 붐이 일어서 팔자에도 없는 얼라이언스 의 일원으로 다시 와우의 세계에 찾아 오게 됐습니다. (너무 노움이 귀엽기 때문에.. ) 

완전 초보처럼 (얼라이언스는 초보나 다름없음) 캐릭을 만들고 길드도 어영부영 가입해서 광렙중에 길드 채팅창에서 '오공'을 가자 어쩌자 말이 나오는 것입니다. 그래서 내심 생각하기로는 '캬.. 중국팬들을 잘 노리는 구나, 손오공이 보스인가 보다 판다리아랑 잘 어울리는 구나 그래서 구름을 타고 다니는 캐릭이 보였나? 보스가 드랍하는 탈것인가 보네?' 라고 했었는데 바로 충격적인 소식을 듣게 됐습니다. '오공'이란 '오그리마 공성전'의 줄임말이라는 것입니다. 8년동안 살아왔던 호드의 수도를 공격한다니! 뭐 이런 컨텐츠가 있지? 그러면 호드측에서는 '스공(스톰윈드 공성전)'이란게 있나? 하고 물어봤더니 호드측에서도 '오공' 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관련 동영상을 찾아 봤는데 



"아!.. 가로쉬여 가로쉬여 어쩌자고 이런 길로 들어섰단 말이냐.." 라는 말이 절로 탄식처럼 튀어 나오는 것이였습니다. 게다가 그 엔딩이라니 특히나 얼라이언스 측 엔딩.. (바리안 린 진짜 마음에 안 들더군요 호드 시절에 여러번 죽여 버린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영웅 답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정말 악당같지도 못한 엔딩이더군요. (엔딩은 차마 링크를 걸지 못하겠음 ) 

새벽중에 찾아보고 만감이 교차해서 글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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