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그레이엄 지음
임백준 역

세세한 내용을 다루기에는 그가 다룬 주제가 너무 많습니다. 학교, 일, 프로그래밍 언어, 사업, 스타트업(실리콘 밸리에서 말하는 우리나라식 벤쳐) 물론 그 주제들이 제 생활과 많이 맞 물리는 게 있어서 많이 고개를 끄덕거리며 보긴 했습니다. 너무나 절절히 공감이 가는 글들 이군요.

'해커와 화가' 라고 멋진 이름을 달고 있지만, 사실상 그것은 챕터2의 에세이 제목입니다. 이 책은 '폴 그레이엄'의 전형적인 수필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 내용이 공감은 가지만 탁 들었을때 폴 그레이엄 이름이 귀에 와 닿는 사람이 아닌 이상 수필집으로서 인기는 그리 보장되지 않는다고 봐야합니다.

게다가 너무 주제가 산만합니다. 한가지 주제만 중점적으로 다루었으면 좋겠지만 그러기에는 그가 한 분야에 집중적으로 글을 남긴 분량이 안되나 봅니다. (이건 책을 미루어 보아 생각해봤습니다.)

그래서 제가 굳이 있는 내용 없는 내용 다 보태서 끌어내자면 전반적으로 책에 흐르는 주요 내용은 '스케치' 입니다. 얼마만큼 빠르게 스케치를 (그림이 됐던 프로그래밍이 됐던 사업이 됐던) 이끌어 내고 그것을 수정해 나가는 것인가가 그의 화두 라고 볼 수 있습니다.전산적이나 디자인적 용어로 표현하자면 '프로토타입' 입니다. 그 '스케치'를 토대로 상향식으로 모든 것을 쌓아나가야 한다는 것이 주제입니다.

참으로 지혜란 알고 있어도 실행하기가 어려운 것인데, 그는 이 '스케치'의 지혜를 인생 전반에 잘 활용해서 정말 멋진 인생을 살았습니다. 그런 그가 자신의 인생 전반을 '스케치'하듯 담담하게 그려나간 것이 이 수필집입니다.


EDITED 2012-08-27


다시 보게 되니 그의 탁월한 식견에 감탄을 금치 못하겠습니다. 마치 하수가 고수의 너무나 당연하게 이야기 하는 것에 당연하지 않는가?!! 라고 반발하듯이 생각했었던 예전이 부끄러워 지더군요. 

여러 많은 에세이 가운데서 공통적으로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스케치' 와 '바텀-업 (Bottom-Up)' 입니다.

일을 해 감에 있어서 스케치 하듯이 조금씩 조금씩 완성해 나가야 한다. 어떠한 복잡한 프로젝트라도 바텀-업 스타일로 한시간에 해 낼 수 있는 일들을 조금씩 조금씩 완성해 나가야 한다는 것. 두개는 살짝 다른 듯 하지만 그레이엄이 말하고자 하는 바로서는 같게 볼 수가 있는 것입니다.

얼마나 탑-다운(Top-down) 방식으로 일을 진행하다가 많이 망했는지에 관한 이야기도 언급이 되어 있습니다.  다시금 CS (Computer Science) 쪽 일에 관한 마음가짐을 새로 할 수 있어서 좋았던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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