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 2012 년 5월 8일
생각해 보니 예전에도 '쉽게 씌어진 시' 를 소재로 전혀 다른 생각을 했던 적이 있더군요.



홀로 사는 즐거움  - 법정
혼자 살아온 사람은 평소에도 그렇지만 남은 세월을 다할 때까지 자기 관리에 철저해야 한다. 꽃처럼 새롭게 피어나는 것은 젊음만이 아니다.
나이를 먹을수록 한결같이 삶을 가꾸고 관리한다면 날마다 새롭게 피어날 수 있다.
자기 관리를 위해 내 삶이 새로워져야겠다는 생각을 요즘 자주 하게 된다.
나의 말과 글도 마찬가지이다.
이제부터 할 수만 있다면 유서를 남기는 듯한 그런 글을 쓰고 싶다.

홀로 사는 즐거움에서 유명한 귀절 입니다. 책 표지 뒷편에 쓰여 있기도 하지요. 갑자기 이 글을 다시 꺼내서 읽어 든 이유는 요즘 법정의 글이 다시 생각나기 때문이기도 하고, 또한 요즘 제가 불만스러운 부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쉽게씨워진詩(시) - 윤동주
.....
人生(인생)은 살기어렵다는데
詩(시)가 이렇게 쉽게 씨워지는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

비록 맥락과 내용이 제가 말하고자 하는 바와 일치 하지 않지만 그 속에 담겨 있는 뜻은 저의 마음과 일치 합니다.

최근 다독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상당히 지식이 많이 모자란 저는 책을 읽으면 빨리 읽습니다. 그리고 나서 숙제를 하듯 바쁘게 서평을 블로그에 써내려 갑니다. 다만 제가 읽은 것에 대한 느낌만을 써내려 가며 , 초등학교때 독후감 써내려 가듯 합니다.
그렇게 쉽게 쓰여진 글들이 저를 부끄럽게 합니다.

저 위대한 분들과 같은 범주하에 들고자 하는 것이냐? 하고 냉소를 날린다 해도 어쩔 수 없지만 저런 자세로 글을 쓰는 분들이 계셨는데 저의 사고방식을 담은 글을 남기는데 건성 건성 한다는 태도가 불현듯 저를 부끄럽게 합니다.

글을 쓰면 그 글은 제 자신도 보지만, 일차적으로는 다른 사람이 봅니다. 그 사람의 글을 읽고 나서 그 사람을 평가합니다. 그런 경우에는 확실히 말과 일치합니다. 쉽게 말해지는 말이나 쉽게 쓰여지는 글은 사고를 담을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단 쓰여지고 나서 읽히면 그건 그사람에게 전달 된 이 됩니다. 이미 뜻이 되버린 경우에는 수정을 가할 수가 없지요. 물에 비유되는 것이 말이라고 하지 않았던 가요. 없질러 지면 주워 담을 수 없기 때문에 힘든것이라 언제나 말을 아끼며 살라고 말들이 내려왔던 것이겠지요.


알량한 블로그에 글 몇조각 올리면서 무지하게 생색 낸다고 생각할 수 있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지만 최근 저의 서평을 읽어보며 서평을 남기기 위해 꼼꼼하게 책의 내용을 정리하던 친구의 모습이 생각나 아주 많이 부끄럽습니다.

이제부터 할 수만 있다면 유서를 남기는 듯한 그런 글을 쓰고 싶다!!

법정의 마음이 왠지 이해가 갈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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