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로 마키아벨리 지음 , 임명방 옮김


  인류사에서 회자 되는 유명한 책들, 바로 고전 이라고 합니다. 제 생각에 저는 나이대에 따라 고전을 읽을때마다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그런 고전중에 한가지가 바로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입니다. 


  군주론을 처음 접한 20대에서는 '마키아벨리즘'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공감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40대에 접한 '군주론'은 남 다른 의미로 다가옵니다. 심지어 빠른 시일내에 다시 재독을 해야 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마키아벨리가 어떻게 해서 이런 사고방식을 하며 군주론을 쓰게 됐는지에 대한 견해를 레오폴트 폰 랑케의 말을 인용해서 쓴 역자(임명방)의 글이 인상 깊길래 서두만 가져와 봅니다. 


  "역사가 랑케는 한 시대의 역사적 사실을 받아들임에 있어, 독자가 처하고 있는 시대의 감각에서가 아니라 그 역사 현실이 발생한 그 시대의 감각, 그 시대성.정신상황.배경을 토대로 해석하고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역사학에서뿐 만 아니라 모든 학문에 해당되는 중요한 암시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흔히 마키아벨리는 약육강식.권모술수.일인독재를 주장한 부정적인 면으로 접하기 쉬운데, 이런 위험성은 우리가 랑케의 말 그대로 마키아벨리가 생존했던 그 시대, 그 환경에 들어가 그를 봄으로써 극복할 수 있는 것이다."


  약해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던 조국의 상황이 개탄스러운 상황에서 쓰여졌던 글이라는 것입니다. 


  다시 본 '군주론'은 제가 최근 팀을 운영하면서 느꼈던 점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주고 있어서, '역시 고전이구나' 라는 감탄을 했습니다. 그 내용은 '조언'에 관한 것입니다. 쉽게 말하자면 


  '조언이란 군주(리더)가 원할 때만 신하들 한다는 것입니다. 리더(군주)가 원하지 않을 때 하는 조언은 잔소리며 그러한 잔소리는 리더의 권위를 손상시킨다. 그렇다면 조언을 구하지 않는 리더(군주)란 모시고 있을 가치가 없는 리더(군주)란 이야기이고 그런 리더와 같이 일을 도모하기 쉽지 않다'


  전 이 글을 보고 사람들이 훌륭한 리더의 자질에 대해서 이야기들은 많이 하지만 훌륭한 동료의 자질에 대해서는 잘 이야기 하지 않는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기에 그 옛날에 이런 내용을 깨달은 마키아벨리에 대한 존경심이 생겼습니다. 


  다시 읽어본 군주론은 마키아벨리에 대한 생각과 군주론 자체에 대한 이해를 달리하는 계기가 됐을 뿐 아니라 조직 문화라는게 옛날부터 내려오는 것과 아직까지 그리 많이 변하지 않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이 놀라웠습니다. 고전은 필히 읽어봐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 중에서 회사생활을 하는 분이라면 군주론은 필독을 권합니다. 




   미겔 데 세르반테스 지음 
   민용태 옮김

"그는 선조로부터 내려오는 무기와 갑옷을 손질하고 자신의 말에 친히 이름을 지어주고 나니 자신에게도 새로운 이름을 붙여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도 당당한 기사로서 자기 이름에 고향의 이름을 붙여서 '라 만차의 돈 끼호떼'라고 부르기로 했다"



끼하나 영감은 미쳤습니다. 시골 양반으로서 무료하게 살아오다 300여권의 기사 소설에 빠져서 정신 없이 읽어대다가 문득 자신이 기사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선조로부터 내려오는 무기와 갑옷을 손질하고 자신의 병든 말에 '로신안떼'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유명한 기사들이 그러하듯이 자신의 이름에 고향의 이름을 붙여서 만든 새로운 이름 '라 만차의 돈 끼호떼'라고 이름을 붙이고 당당히 여행을 떠났습니다. 그리고 어영부영 기사작위를 받고 마을 어귀에서 지나가던 상인들에게 시비를 걸어서 죽지 않을 만큼 박살 납니다. 그리고 집으로 실려옵니다 돌아옵니다. 그리고 동네에 사는 순진한 농부 '산초'를 꼬셔서 다시금 여행을 떠납니다. '돈 끼호테'의 이야기는 미쳐버린 끼하나 영감이 자신을 기사 '돈 끼호테'라고 부르며 '산초'와 함께 기사 수행을 떠나서 돌아다니는 내용입니다. 

20년도 더 된 예전 도덕 시간에 배웠던 내용이 있습니다. 인간에는 두가지 타입이 있는데 일을 행함에 있어서 이리 재고 저리 재고 심사 숙고하면서 선뜻 실행하지 못하는 '햄릿'형 인간과 일단 저지르고 본 다음에 어떻게 했어야 했는지 고민하는 '돈 끼호테'형 인간이 있다고 합니다. 그 때 은사님께서 말씀 하시길 '고민만 하면서 실행하지 못하는 것보다 실행하면서 경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나는 그래서 돈 끼호테형 인간이 더 나은 인간이라고 본다' 그 후로 많은 시간이 지나 나도 사회생활을 오랜 기간 동안 해 오면서 느낀 것은 현실에서는 연관되어 지는 것이 너무 많기 때문에 또 실패시의 잃어버릴 것들에 대한 아쉬움 때문에 선뜻 실행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본의 아니게 '햄릿'으로 살아가게 되는 것이죠. 하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아직도 '라 만차의 기사'의 영혼이 속삭입니다. 

   '뭐 어때? 일단 저지르고 보자고..

그래서 힘을 내고 여러가지 일들을 저지르고 사는 데에 있어서 '돈 끼호테'가 나에게 주는 영향이 아직도 있나 봅니다. (하지만 돈 끼호테는 미쳤기 때문에 쉽게 저질르는게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래서 무엇인가 새로운 일을 할 때나, 큰 결정을 할 때 종종 '돈 끼호테'의 첫부분을 읽어보곤 합니다. 자신의 무기와 갑옷을 손질하고 말에 이름을 붙이고 자신의 이름을 새롭게 지어주는 그 부분 어쩐지 가슴이 뛰지 않습니까? 

사족을 붙이자면 그렇게 모든 일에 과감한 돈 끼호테였지만 첫 출정은 바로 돌아왔습니다. 대신 '산초'와 함께 출발한 여정에서는 나중에 강제로 돌아오게 될 때까지 많은 시간을 같이 하며 많은 것을 함께 겪습니다. 여행을 가거나 사업을 시작할 때 혼자 할 수도 있지만 역시 혼자보다는 적어도 한명 이상이  함께 할 때 더 오래 할 수 있는 것과 비슷한 이유인가 봅니다. 

+ Recent posts